광복 직후 일본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려는 한국인들을 태운 선박이 폭침된 키시마마루(浮島丸·이하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의 피해자 명부의 일부를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제공했다.
외교부는 5일 "그간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를 입수하기 위해 일본 정부와 교섭을 거친 결과 일본 측으로부터 승선자 명부 일부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확보하고 있는 75건의 자료 중 내부 조사를 마친 19건을 우선 주일한국대사관을 통해 제공했다. 우리 정부가 받은 자료 중 일부에는 피해자들의 성명과 생년월일, 본적 등 비교적 구체적 내용이 담겨 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다른 자료들도 내부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우리 외교부는 전했다.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한 일본의 해군 수송선이다. 1945년 8월22일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을 출항해 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는 과정에서 선체 아래에서 일어난 폭발로 침몰했다. 승선자는 대부분 강제노역 피해자들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우키시마호가 해저 기뢰를 건드리면서 폭침됐고, 승선자 3700여명 중 52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반면 유족들은 일본이 고의로 배를 폭파했으며, 승선자는 7500~8000명이고 이중 30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는데도 일본은 사고 후 수년간 선체를 인양하거나 유해를 수습하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 지금도 사고의 진상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