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16곳서 이송거부' 70대 교통사고 환자 4시간 뒤 수술

입력 2024-09-05 23:05
수정 2024-09-05 23:06

청북 청주에서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70대가 병원 16곳에서 이송 거부를 당한 끝에 강원 원주의 한 병원으로 겨우 이송돼 수술을 마쳤다.

5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1분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도로에서 차선 변경을 하던 전세버스와 A 씨(70대)가 탄 오토바이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A 씨는 다리 부위에 골절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쳤다. 출동한 119구급대는 A 씨의 상태를 확인한 후 도내 의료시스템인 '스마트 응급의료 시스템'을 이용해 청주의 충북대병원, 성모병원, 한국병원, 하나병원, 효성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청주성모병원, 한국병원, 하나병원에서는 응급전문의의 부재를 이유로 이송이 안 됐고, 충북대병원은 응급실은 운영했으나 마취과 전문의가 수술 중이라 이송할 수 없었다.

사고가 일어난 지 40여 분 후인 오후 9시 41분쯤 효성병원에 도착한 A 씨는 1차 검사를 받았다. A 씨의 결과는 뇌출혈, 늑골 골절, 혈흉 등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당장 수술할 여건이 안 됐던 효성병원은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판단하고 전원할 병원을 물색했다.

119구급대는 충남 천안, 대전, 경북 안동 등에 있는 병원에 전화를 돌렸으나 모두 응급실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 당했다. 다행히 강원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A 씨를 받아줄 수 있다고 해 이송했다.

A 씨가 세브란스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시 34분쯤으로 사고가 일어난지 무려 4시간 30여 분 만이었다.

다행히 수술을 마친 A 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스마트응급의료시스템으로 청주에 응급실이 있는 병원에 연락을 취했으나 효성병원에서만 받아줄 수 있다는 연락이 왔다"며 "1차 검사 후에는 수술이 필요해 타지역 병원까지 연락했으나 원주에서만 가능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