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5일 16: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건스탠리가 한국 임대주택에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비롯한 외국계 사모펀드(PEF)가 임대주택을 비롯한 국내 주거용 부동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그래비티자산운용의 펀드를 통해 교보자산신탁으로부터 서울 강동구 길동의 복합건물을 200억원에 인수했다. 모건스탠리가 이 펀드의 지분 97.5%를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 2.5%는 임대주택 운영사인 에스엘플랫폼이 사들인다.
모건스탠리는 그래비티운용과 손잡고 복합건물을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그래비티운용은 2022년 설립된 신생 운용사로 명동 티마크그랜드호텔 등에 투자하며 이름을 알렸다. 모건스탠리는 운용하는 '프라임 프라퍼티스 펀드' 자금을 그래비티운용 펀드에 출자했다. 프라임 프라퍼티스 펀드는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코어 펀드다. 목표 수익률은 약 10% 초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는 길동 임대주택을 시작으로 국내 임대주택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외국계 '큰손'들이 국내 임대주택, 코리빙(공유주거) 등 주거형 시장에 줄줄이 투자하고 나섰다. KKR과 영국의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ICG 등의 국내 주거용 부동산 투자 반경이 특히 넓은 편이다. KKR은 홍콩계 코리빙 업체 위브리빙과 함께 주거형 시장에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위브리빙과 지난 3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영등포구 더스테이트 선유 호텔을 비롯해 회기역 인근에 투자를 집행했다. ICG는 지난해 국내 코리빙 시설 개발을 위해 약 3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설정한 바 있다. 최근 국내 운영사인 홈즈컴퍼니와 손잡고 호텔인 '홈즈스테이 수원'과 '홈즈스테이 지밸리가산'을 개관하기도 했다.
글로벌 코리빙 운영 업체들도 한국 주거형 부동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코리빙 기업인 코브는 한국 내 코리빙 사업 진행을 위해 아너스자산운용과 합작 법인인 코브 코리아(Cove Korea)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들이 국내 임대주택 시장의 높은 성장 여력을 보고 투자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1인 가구가 가파르게 늘면서 임대주택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7.2%에서 2022년 34.5%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 비중은 2050년까지 지속 증가해 약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운용사들이 '멀티패밀리(고급 임대주텍)'에서 안정적 수익률을 올리는 것도 국내 임대주택 투자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계 펀드의 본사가 위치한 북미, 유럽에서는 한국의 임대주택과 같은 멀티패밀리 부문 투자 수익률이 다른 부동산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오피스 투자보다 임대주택 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보고 투자 승인을 더 쉽게 내주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해외보다 호텔처럼 숙박업이 호황을 이루고 있어 비슷한 측면이 있는 주거형 상품까지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해외 펀드가 고수익을 보고 임대 주택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어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