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올해 수출 물량 목표를 4만여 대로 잡았다. 지난해 1만 대 수준에서 약 네 배 늘려 잡은 것이다.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뻗어 있는 중국의 자동차 수출로를 최대한 활용해 베이징현대를 수출 전진 기지로 전환하려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의 올해 상반기 수출 대수는 1만3182대다. 지난해 수출 물량과 비슷한 규모다. 여기에 더해 베이징현대는 하반기에만 3만여 대를 추가로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앞으로 중국 공장이 현대차의 글로벌 수출기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차량을 개발하고 생산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생산량 절반을 수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중국 공장 물량을 해외로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수출 대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처음으로 1만 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공장의 수출 차종을 쿠스토 외에 다른 차량까지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현대가 생산한 차량은 필리핀, 카자흐스탄 등 주변국뿐 아니라 다양한 신흥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5 대 5로 합작 설립한 법인이다. 한때 중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외국계 완성차 회사로 꼽혔다. 2016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어섰다. 이에 현대차는 중국 내 공장을 5개로 늘렸다. 하지만 영광의 시간은 짧았다. 중국 토종 브랜드가 급부상하고 현대차의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어진 가운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까지 발생해 판매량이 급감했다.
베이징현대 판매량은 현지 집계 기준 2017년 82만 대에서 2022년 25만 대까지 6년 연속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판매량이 25만7000대로 소폭(2.8%) 증가해 바닥을 찍고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9만4300대에 그치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