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소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일본도 살인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같은 아파트 주민에게 칼을 휘두른 피의자는 엘리베이터에서 피 묻은 손을 바라보는가 하면, 머리를 매만지는 등 모습을 보였다.
전날 JTBC는 지난 7월 29일 오후 11시 22분께 서울 은평구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본도 살인사건의 CCTV 영상을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피의자 A씨는 잠시 집 앞에 담배를 피우러 나온 피해자 B씨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길이 1m가 넘는 일본도를 골프 가방에 넣고 B씨에게 다가갔다. 이후 갑자기 칼을 꺼내 휘둘렀고, 어깨를 베인 B씨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울타리로 막혀 있는 경비 초소로 달려갔다.
하지만 A씨는 다시 쫓아가 필사적으로 피하는 B씨를 향해 계속해서 흉기를 휘둘렀다. 결국 얼굴과 어깨 등 10여군데를 크게 다친 B씨는 몇 걸음 옮기지 못하고 경비 초소 앞에 쓰러져 숨졌다.
A씨는 범행 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당시 A씨는 몸에 피가 묻고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휘어진 상태였다. CCTV에는 A씨가 태연한 듯 피 묻은 손을 바라보거나 엘리베이터 거울 앞에 서서 머리를 정리한 후,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방 안에 앉아있다 별다른 저항 없이 체포되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함이었다”라거나, “B씨가 나를 미행한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인 B씨는 9세와 4세의 어린 두 아들을 둔 평범한 가장이었다고 유족 측은 전했다. 현재 이들 가족은 이번 사건이 계획 살인이라고 주장,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A씨에 대한 신상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