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차용해 검찰을 비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에게 마찬가지로 노 전 대통령의 유행어를 활용해 지적했다.
김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다혜씨가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는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차용해 검찰을 비판했다는 보도를 캡처해 공유하면서 "맞습니다, 맞고요"라고 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의 특유 말투를 본뜬 유행어로, 2003년 한 여론조사에서 상반기 최고 유행어로 등극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다혜씨가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선 "더 이상 참지 말고, 방송 장악, 탈원전, 서해 공무원 피살, 울산 선거 개입, 타지마할 관광 등에 속 시원히 털어놓고 수사받으시라고 아버지께 말씀드리는 건 어떻겠냐"고 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TV조선 유튜브 '강펀치'에 출연해 다혜씨를 향해 "대단한 아버지를 뒀으니 어떤 행동을 해도 면죄부가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참지 않겠다'고 하는데, 참지 말라. 언제는 참았냐"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건 제발 노무현 대통령 언급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민주당에 있는 분들은 걸핏하면 노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자기들의 어떤 범죄 피의 사실과 치환하려고, 마치 동격인 것처럼 얘기하는데, 아주 낡고 상투적인 선전 선동 수법"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을 수사하는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다혜씨 집과 그가 운영하는 서울 서대문구의 전시 기획사, 제주도 별장 등 총 3곳을 압수수색 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등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지자 다혜씨는 그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자신을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에 비유하는 듯한 글을 올린 데 이어 지난 3일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문 전 대통령은) 엄연히 자연인 신분인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이제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고 했다.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는 노 전 대통령이 2003년 '검사와의 대화'에서 한 발언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한 검사가 '대통령 취임 전에 검찰 간부에게 청탁 전화를 한 적이 있지 않나'라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