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특례를 받은 김진야(26·FC서울)가 군 복무를 대신하는 봉사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정부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은 김진야는 “고의 위조가 아닌 에이전트의 실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김진야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체육요원 공익복무 관련 경고 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허위로 공익복무 실적을 제출했으므로 이 사건 처분 사유는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김진야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을 획득해 2020년 8월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됐다. 군 복무 대신 4주간 기초 군사 훈련을 받고 34개월 동안 544시간의 체육 분야 봉사활동을 하는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김진야는 중·고등학교에서 공익복무를 했는데, 2022년 11∼12월에 정부에 제출한 공익복무 확인서에 문제가 발견됐다. 11월에는 같은 날짜와 시간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각각 봉사활동을 했다고 적었고, 증빙 사진도 동일했다. 12월에 제출한 확인서들은 학교 측이 아닌 김진야의 에이전트가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허위 공익복무 실적 제출을 적발한 문체부는 지난해 7월 김씨에게 경고 처분을 했다. 이에 따라 복무 시간은 34시간이 추가됐다.
경고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행정소송에서 김진야는 “고의로 위조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에이전트가 대신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익복무 확인서 제출의 최종적인 책임은 원고 본인에게 있다”면서 “위조 부분은 글자체, 글자 크기 등이 확연히 달라 주의를 기울였다면 원고도 이를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진야는 확인서가 일부 위조됐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복무는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판부는 처분이 정당하다며 “병역법상 공익복무를 했더라도 경고를 할 수 있고, 실제 복무하지 않으면 더 강하게 제재하고 있다”고 했다.
김진야는 이날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면서도 “절대로 봉사활동을 부풀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익복무 활동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30분마다 사진을 촬영하기 때문에 사진을 조작하지 않는 한 허위로 실적을 부풀릴 수 없다”며 “지적받은 부분을 수정했지만, 추가 복무 시간을 더해 578시간의 복무 활동을 완료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위임한 (제) 책임도 있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축구 팬 여러분을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신중히 처리하겠다”며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적었다. 김진야 공식 입장 전문안녕하십니까 김진야입니다.
먼저, 불미스러운 일로 축구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도덕적으로 민감한 부분인 병역 특례 관련하여 문제가 불거진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지만, 절대로 봉사활동을 부풀린 적이 없습니다.
공익복무 활동은 기존에 대한축구협회에 제출한 계획서에 따라 기관 및 단체에서 진행하되, 일자 및 시간, 장소가 기재되는 앱을 이용하여 30분마다 사진을 촬영하여 확인서에 첨부하여 제출하기 때문에 사진을 조작하지 않는 한 허위로 실적을 부풀릴 수가 없습니다.
저는 복무 활동을 진행한 후 활동사진을 에이전트에게 전송하면 에이전트가 복무 활동 확인서 작성, 제출, 확인하게 되는데, 복무확인서 작성 과정에서 에이전트가 실수를 범하게 된 것이며, 문제로 지적받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수정하여 제출하였습니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경고 처분은 유효하여, 544시간의 의무 복무 활동 외에 경고 처분에 따른 추가 복무 시간 34시간을 더하여 578시간의 복무 활동을 2023년 12월 31일 자로 완료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진을 조작하지 않는 한 복무실적을 부풀리는 것은 불가능하며, 저는 578시간 동안 성실하게 복무 활동에 임하였습니다.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위임한 책임도 있기에 저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며, 축구 팬 여러분을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도록 앞으로 매사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