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 모 씨가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취업하며 받은 돈을 추적하던 검찰이 딸 다혜 씨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출처 불명의 입금을 확인했다.
이 입금액 2억5000만원은 문 전 대통령의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을 펴낸 출판사가 다혜 씨에게 보낸 돈이었다. 출판사 측은 2억원은 다혜 씨가 책 디자인 편집에 참여한 비용이고, 5000만원은 빌려준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가 디자인비로 2억원을 지불했다는 것과 외부 디자이너에게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상식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했다.
2억원은 인세가 높다는 걸 감안해도 약 10만 권을 팔아야 저자가 받을 수 있는 액수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4일 "문다혜 씨가 출판사에서 받은 2억 5000만원은 의심스러운 것투성이다"라며 "무려 2억이 편집 디자인비라는 해명은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거짓말이다"라고 주장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국내 최고 작가의 인세도 2억이 되기는 어렵다. 그런데 어느 편집자가 디자인비로 2억을 받는다는 말인가"라면서 "검찰은 현재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 채용 의혹만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숙 여사의 5000만원, 출판사의 2억 5000만원, 총 3억이라는 거액이 문다혜 씨에게 흘러 들어간 의혹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인 서정욱 변호사는 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문 전 대통령이 퇴임 직후인 2022년 5월 30일 '문재인의 운명' 책을 다시 출간한 출판사가 "문다혜 씨한테 책 표지 디자인 값으로 2억 원을 주고 5000만 원을 빌려줬다는데 세계적 디자이너도 그런 돈을 못 받는다"며 "책 표지 디자인 값으로 2억원을 받았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신학림 씨도 책값 1억5000만 원을(김만배 씨에게 받았다) 그것과 똑같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문재인의 운명'은 변호사 문재인을 정치인 문재인으로, 결국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문재인’으로까지 이끄는 과정이 담긴 책이다. 노무현 변호사를 만나 함께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기부터 정치적 파트너이자 친구로서 동행했던 그들의 30여년 인연과 그 이면의 이야기가 총 4부(만남-인생-동행-운명)로 기록돼 있다.
다혜 씨는 태국에서 돌아온 뒤 2020년 말부터 청와대 관저에서 자녀와 함께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혜 씨는 이즈음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요가 관련 일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인도를 방문해 "제 딸도 (지금) 한국에서 요가 강사를 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는 퇴임한 부친의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종종 올리고, 지난 5월엔 문 전 대통령 퇴임 2주년 기념 전시도 기획했다. .
다혜 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 제기에 "가족은 건드리는 게 아니다"라며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