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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SNS 플랫폼 X(옛 트위터)에 이어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망인 스타링크가 차단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스타링크가 X에 대한 브라질 내 접속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거부하면서 브라질 당국의 표적이 된 것이다. 두 기업은 모두 일론 머스크 테슬라 경영자(CEO)가 이끌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방송·통신 관련 감독기관인 아나텔은 브라질 내 통신 관련 사업자 중 스타링크만이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X 차단 명령을 따를 의사가 없다고 공개한 유일한 회사라고 밝혔다. 아르투르 코임브라 아나텔 위원은 "브라질 내 통신 관련 사업자들이 X를 차단했는지 전수 조사 중"이라며 "스타링크만 지난 1일 X 차단 결정을 준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아나텔에 밝혔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스타링크는 아나텔에 브라질 당국이 계좌 동결 처분을 해제하기 전까지는 X 차단 명령에 따르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링크는 이미 브라질 대법원 결정에 따라 브라질 계좌 동결 처분을 받은 상태다. 현지 언론 G1은 스타링크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당국이 브라질에서의 운영 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내에서 스타링크 이용자는 22만5000명에 달한다. 스타링크에게는 6번째로 큰 시장이다.
이날 브라질 연방대법원 1부 소속 대법관들은 X 서비스 차단 결정에 만장일치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G1은 보도했다. 앞서 브라질 대법원은 2022년 대선 전후로 X에 부정선거 의혹 제기나 폭동 선동과 같은 허위 정보 유포 콘텐츠와 계정을 차단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X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며 거부했다. 이에 대법원은 지난 1일 자국 내 X 서비스 차단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X차단 및 가상 사설망(VPN)을 통한 개인 및 기업의 X 우회 접속 적발 시 5만 헤알(약 1200만원 상당) 벌금 부과 등을 아나텔에 명령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대법관 판단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CNN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부자라는 이유만으로 국제사회가 머스크의 극우 이데올로기를 참을 이유는 없다는 중요한 신호를 (브라질 사법부가) 보냈다"고 말했다.
반면 브라질 내 X 서비스 차단 결정을 주도한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을 연일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해온 머스크는 이날도 자신의 X 계정에 "범죄자가 감옥에 갇히는 건 시간 문제"라거나 "선서와 달리 헌법을 위반하는 그(지모라이스)는 탄핵감"이라는 취지의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