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이 오는 4일 관계사별로 채용 공고를 내고 대규모 신입 공채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하반기 공채에 나서는 관계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서울병원,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19곳이다.
채용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삼성이 앞서 2022년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이번 채용 규모는 1만명 안팎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입사를 희망하는 지원자는 오는 11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지원서를 내면 된다. 이후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10월), 면접(11월), 채용 건강검진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SW) 개발 직군의 경우 주어진 문제를 직접 코딩해 해결하는 실기 방식의 SW 역량테스트를 실시하고, 디자인 직군의 경우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1957년 국내 기업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한 삼성은 지난 70여년간 '인재제일' 경영철학에 따라 능력 중심의 인사를 구현하기 위해 국내 최초 대졸 여성 신입 공채 신설(1993년), 입사 자격요건 학력 제외(1995년) 등 인사제도 혁신을 추진했다.
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기업인의 의무'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뜻에 따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채용 규모를 확대해 왔다. 이 회장은 2021년에는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인텔과 시스코 등 글로벌 기업이 잇따라 인력을 감축하고 국내 500대 기업 중 57.5%가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등 고용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은 대규모 공채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삼성 측은 "공채를 통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 약속을 이행하는 한편 우수 인재를 확보해 육성함으로써 회사와 국가 미래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국내 임직원 수는 2018년 10만311명에서 올해 6월 기준 12만8169명으로 약 25% 늘었다.
삼성은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입 공채 외에도 국내 경력직, 우수 외국인 유학생 채용을 병행하고 있다. 또 2022년부터 직급 통폐합 등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 평가제도 개선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은 우수 인재를 공정하게 선발하고 직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채용·인사제도 혁신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교육 대상자를 마이스터고교 졸업자로 확대하고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을 특별 채용하는 등 고졸 인재, 청년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