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2일 열린 이사회에서 임종윤 사내이사의 단독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측근이자 전문경영인인 현 박재현 대표 체제 유지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한미약품 이사회 멤버이자 감사위원장인 김태윤 사외이사는 이 자리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는 한미 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는 경영을 하는 회사라면 당연히 지향해야 할 목표이자 비전”이라며 “매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임직원 모두 세계 최고의 R&D 중심 제약회사를 지향하는 한미약품이 안정적 경영을 이루고 거버넌스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면에서 오늘 이사회 결의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미약품 이사회는 송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모녀, 신동국 회장 3자 연합 측 인사가 10명 중 7명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결정은 예고된 바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3자연합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형제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대행했던 업무를 담당할 사업부를 신설하고 독자경영 계획을 밝힌 박재현 대표의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는 등 해임시도를 본격화했다. 그러나 이번에 임 대표 선임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임종윤·종훈 형제의 입지는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3자연합은 한미사이언스를 장악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요구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이사회 결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한미를 위한 사업 추진에 매진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를 성원해 주고 계신 주주님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혼란한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고 본연의 사업에 매진하겠다”며 “창업 회장님 타계 이후 벌어지는 여러 혼란한 상황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대주주들과도 긴밀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