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 장비 부품에는 첨단 금속이 필수로 들어간다. 고온·고압에 견딜 수 있는 고강도·고내열성 소재가 필요해서다. 최근 민간기업들이 우주·항공산업에 뛰어들면서 첨단 소재 수요도 늘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에이치브이엠은 소수의 글로벌 기업이 독점하던 첨단 금속 제조 기술을 국산화한 업체다. 2012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나로호 발사체에 들어가는 연소기용 합금 소재를 개발한 곳도 이 회사다.
문승호 에이치브이엠 대표(사진)는 2일 “기존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일반 석유화학 제품에 들어가는 소재 위주로 생산했는데 앞으로는 우주·항공·방위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사업 방향을 확고히 한 데는 2022년 미국 민간로켓 개발기업에 소재를 공급한 경험이 영향을 줬다. 그는 “우주산업 시장은 미국이 가장 크다”며 “양산 설비를 갖추고 품질을 유지하면 2026년엔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은 415억원이었다.
수주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이 회사는 지난달 충남 서산에 7603㎡ 규모 제2공장을 착공했다. 내년 1월 말 준공 예정으로, 2분기부터 매출이 본격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표는 “1·2공장을 합치면 연간 생산 가능량이 현재 5420t에서 2만2000t으로 약 네 배로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진행하는 공동 연구개발(R&D)도 중·장기적으로 매출 증가를 예상할 수 있는 요소다. 지난 6월에는 KAI와 항공·방산용 티타늄 합금 소재를 공동 개발해 KAI 인증제품목록(QPL)에 등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는 2027년을 목표로 항공기용 엔진 소재를 공동 개발 중이다. 문 대표는 “공동 개발한 소재는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하는 여러 사업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치브이엠의 목표는 지속적인 R&D를 통한 다양한 첨단 금속 소재의 국산화다. 문 대표는 “첨단 금속 소재는 주로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수입해왔다”며 “소재 국산화로 수주를 늘리면 2030년에는 조(兆) 단위 매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양=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