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파리올림픽 개막식 때 에펠탑 중앙에 선 셀린 디옹이 비 내리는 파리를 내려다보며 ‘사랑의 찬가’를 부르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셀린 디옹이 안겨준 감동은 그가 역경을 이겨낸 배경을 알면 더 깊어진다. 캐나다 퀘벡에서 태어난 그는 다섯 살 때 부모님이 운영하는 피아노 바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영어도 못 하는 평범한 소녀가 세계적인 디바로 성장했으나 이후 희귀병과 싸우는 스토리는 많은 이에게 감동을 준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파리패럴림픽도 마찬가지다. 패럴림픽은 본래 척수 장애인의 재활을 위한 양궁 경기에서 비롯됐다. 통상 ‘마비’의 의미로 쓰이는 접두어 ‘para’를 ‘나란히’ ‘함께’라는 뜻을 지닌 고대 그리스어 ‘para(πρ)’로 전치해 사용하고 있다. 파리 패럴림픽은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과 같은 엠블럼을 사용하는 등 올림픽과 ‘진정한 통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연대의 축제는 참 반가운 행사다.
예금보험공사도 이 같은 감동에 힘을 보탠 듯하다. 지난해부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시장애인체육회와 함께 시각·청각 장애인 유도선수 7명을 채용, 유도팀을 운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팀을 처음 꾸렸을 때는 선수들에게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공사는 그저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준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공사 직원들은 ‘우리 팀’이 생기자 강제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경기장을 방문해 응원하기 시작했다. 유도의 매력에 빠져 운동을 시작한 직원도 생겼다. 낯을 가리던 선수들도 이제는 응원하러 온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도 나누는 등 원팀으로서 팀워크가 쌓이고 있다.
선수 경기력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공사 소속 김동훈 선수는 국내외 여러 대회에서 입상함은 물론 이번 파리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쾌거를 이뤘다. 공사의 사례는 적절한 장애인 채용을 고심하는 공공기관들에 알려지고 있다. 선수단 창단 문의가 이어지고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의장으로부터 장애인 체육 활성화 노력을 인정받아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유도팀 덕에 우리는 일방적으로 베푸는 ‘시혜적 지원’보다 구성원 모두에게 득이 되는 ‘호혜적 지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직접 만나본 유도팀 선수들은 안정적인 지원 속에서 계속 운동하게 된 것을 가장 기뻐했다. 공사 구성원의 자부심도 올라갔다. 요즘 임직원들은 패럴림픽에 출전한 김동훈 선수를 응원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미 승리자인 그에게 패럴림픽이 값진 경험과 성장의 소중한 발판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