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3일 08: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감사원이 사학연금공단과 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감사에 돌입했다. 두 연기금을 끝으로 올해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공제회들을 향한 전방위 감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감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며 대체투자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에 기금운용, 경영 등 공단 전반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 본 감사를 앞두고 감사 범위 등을 확정 짓는 단계다.
올해 상반기 진행된 대체투자 특별 감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종합 감사 형태로 감사를 받게 된다. 종합 감사란 특정 분야 뿐만 아니라 기관 운영 등 공단 전반에 대한 감사를 의미한다. 두 연금에 대한 종합감사는 명절 연휴를 지낸 뒤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 관계자는 “연초 계획했던 대로 두 기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건”이라며 “일정 기간 동안 종합 감사를 진행하지 않았던 기관은 올해 상반기 진행한 대체투자 특별 감사에서 빼놨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1년 이상 동안 연기금·공제회를 향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민연금, KIC, 공제회들을 향해 대체투자 특별 감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대체투자 유형별 현황 △건별 검토 자료 △투자 의사결정 절차 등을 분석해 사례를 살펴 기초 조사에 나섰고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실지 감사에 돌입했다.
감사원이 기관투자가를 향한 감사를 실시한 것은 해외 대체투자에 부실 투자로 손실을 입고 있단 우려에 적절한 투자가 이뤄졌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저금리 시절 앞다퉈 해외 대체투자에 나서는 과정에서 프로세스에 어긋난 투자가 이뤄진 것 아니냔 의심이다. 감사원은 실지감사를 마무리한 뒤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어 조만간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감사원은 공제회 등에 대한 대체투자 특별 감사에서 해외 부동산의 자산가치평가 방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파악됐다. 부실을 감추려는 유인이 있는 기관들이 적절하게 손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파악해 감사 결과에 반영하려는 의도다.
감사원의 감사 기간이 1년 넘게 진행되면서 기관투자가가 올해 대체투자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감사원이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해외 대체투자 집행을 조심스럽게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연기금·공제회는 일정하게 매년 여러 자산군으로 자금을 집행해야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올해 자금 집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익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연기금·공제회가 대체투자 출자를 꺼리면서 금융권도 대체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연기금·공제회는 직접 해외 부동산 등에 투자하기도 하지만 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가 해외 대체투자를 할 때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도 맡고 있어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감사원이 감사를 진행하고 있어 출자 담당자들의 관심이 감사원으로 쏠려 있는 경우가 많다”며 “감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몸을 사릴 것으로 보여 투자를 받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전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