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로 인해 연골이 닳아 없어져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 국내 60세 이상 남성의 약 20%, 여성의 약 50%가 앓고 있다. 고령화 사회 가속화에 따라 증가세도 가파르다. 더욱이 과도한 운동이나 비만으로 인해 걸릴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해 점차 유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 인구의 약 7.6% 이상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다.
다만 진통제를 먹거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 일시적으로 염증이나 통증을 가라앉히는 게 치료의 대부분이다. 이밖에도 관절 사이에 일시적으로 윤활제 역할을 하는 히알루론산 주사가 있지만,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해서 번거롭다.
이에 국내 바이오 전문 기업 '넥스트바이오메디컬'과 '오브이메디' 등이 새로운 관절염 통증 치료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향후 1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관절염 치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양사 모두 세계 첫 기술을 앞세운 만큼, 앞으로 어떤 업체가 시장을 선점할 지 바이오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넥스트바이오메디컬, 통증 색전제 美 FDA 임상시험계획 통과
코스닥 상장사인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골관절염 통증 색전재 '넥스피어 에프'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획득했다. 회사가 만든 넥스피어 에프는 '골관절염 통증 색전재'다. 관절에 통증을 유발하는 비정상적 혈관에 색전재를 주사, 해당 부위를 괴사시키는 치료재를 의미한다.
해당 시술을 처음 제안한 건 일본의 유지 오쿠노 박사지만, 이를 시판 제품으로 처음 만들어 낸 것은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이다. 이에 FDA서 '드 노보' 승인 과정을 밟게 됐다. 드 노보 승인은 해당 기술로서는 최초 승인이라는 의미가 있다.
넥스피어 에프의 성분은 생분해되는 속효성 미립구로,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세포를 괴사 시킨 후 2~6시간 내에 분해된다. 분해되지 않는 다른 제품에 비해 피부 변색과 괴사 등의 부작용을 극복했다는 평도 받는다. 특히 회사는 일본에서 8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우수한 통증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회사에 따르면 근골격계 통증 완화 등 넥스피어 에프와 관련된 글로벌 시장 규모만 약 3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미국 승인을 계기로 향후 미국 시장에 본격적인 진입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추가적인 비즈니스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마케츠앤마케츠에 따르면 2020년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73억달러(약 10조원) 수준이었으나, 내년엔 약 110억달러(약 15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항노화 트렌드에 힘입어 퇴행성 골관절염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브이메디, 필라멘트 넣어 관절염 통증 완화
국내 의료기기 기업 오브이메디 역시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퇴행성 무릎관절염 통증완화 의료기기 ‘메스트(MEST)’에 대한 승인을 획득했다. 메스트는 Muscle Enhancement and Supporting Therapy의 약자로, 근육에 삽입하는 생분해성 고분자 필라멘트다.
현재 사용가능한 적응증은 퇴행성 무릎관절염이다. 대퇴사두근 부위에 필라멘트를 넣으면 시술은 끝이다. 해당 시술의 명칭 역시 '메스트' 시술로, 역시 오브이메디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술이다.
오브이메디 측은 “돌기가 달린 필라멘트를 넣어 약해진 근육을 고정하고, 더 나아가 돌기가 자극을 주면서 근육의 성장인자를 자극해 근육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해당 시술의 원리를 설명했다.
회사는 17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을 통해 시술의 효과를 입증했다. 해당 임상 결과에 따르면 시술 후 8주 시점에 평균 약 70%의 통증 감소를 보였다. 시술을 받은 환자의 3분의 1은 통증이 아예 사라졌다고 응답했다. 메스트는 현재 신의료기술로 분류돼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빠르면 올해 안에 비급여 시장 진출을 예상하고 있다. 오브이메디는 이를 통해 내년에는 약 24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무릎관절염에 국한된 적응증도 허리, 팔꿈치, 어깨 관절 등으로 확대
할 예정이다. 회사는 적응증 확대와 해외시장 진출 등으로 2027년 9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9월 3일 08시30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