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축 매입임대주택을 5만호 이상 공급한다. 내년까지 10만호 이상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LH는 2일 서울지역본부에서 신축 매입임대 현안 설명회를 개최하고 정부 지원단가 인상과 부채비율 상한선 조정 등을 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매입임대주택은 LH가 기존 빌라·오피스텔을 사들이고 청년 또는 신혼부부 등에게 주변 시세의 최대 80% 수준으로 빌려주는 공공 임대주택을 말한다.
LH는 이 가운데 1만8000호는 8년간 전세로 거주할 수 있는 든든전세주택으로, 5만호는 6년 거주 후 원한다면 분양받을 수 있는 분양전환형으로 공급한다. 특히 비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서울에는 물량 제한을 두지 않고 공급이 정상화할 때까지 무제한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발표한 목표량은 LH의 과거 신축 매입임대 주택 매입량을 크게 웃돈다. LH의 신축 매입임대 공급 실적은 △2021년 1만6254가구 △2022년 1만1830가구 △2023년 4439가구였다. 따라서 주택 매입과 공급을 대폭 늘렸다가 저품질 주택을 비싼 값에 사서 공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한준 LH 사장은 "수도권 주택 매입 인력을 4개팀 87명에서 9개팀 200명으로 보강할 계획"이라며 "품질에 문제가 없도록 설계와 공사, 준공 단계마다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 연동형' 과 '감정평가 방식'으로 교차 검증해 적정한 가격을 책정해 매입하겠다"고 덧붙였다.
매입임대 주택을 늘리면 LH의 자금 부담도 늘어난다. LH가 그간 공급한 신축 매입임대주택의 평균 매입가는 2억5000만원으로, 기획재정부의 지원금은 1억6000만원에 그쳤다. 나머지 9000만원은 LH가 부담해왔다. LH는 정부 지원금 비율을 지난해 기준 65%에서 2028년 95%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달 공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매입임대주택 지원 단가를 조정해 지원금 비율을 72%로 높였다. 오는 2026년 86%, 2027년 90%, 2028년 95% 순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정부와 협의해 2028년까지 5개년에 걸쳐 지원 단가가 현실화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LH의 부채도 늘리기로 했다. 신축 매입임대 공급과 함께 3기 신도시와 신규 산업단지 조성 비용을 대기 위해서다. 현재 LH 부채는 153조원으로 부채비율은 218%다. 기획재정부는 LH에 2027년까지 부채비율을 208%로 낮추도록 요구했다.
이 사장은 "3기 신도시와 14개 신규 국가산업단지 추진을 위해서는 사채를 더 끌어와 보상해야 한다"며 "2027년까지 208%로 낮춰야 하는 부채비율을 2028년까지 233%로 변경하는 것을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이 사장은 "LH 부채는 다른 공공기관과 다르게 부채를 끌어와 자산을 취득하는 구조라 5~6년 후 토지를 매각하면 회수할 수 있다"며 "금융권 부채 83조원 중 국민주택기금이 45조원이고 사채는 40조원이 되지 않기에 국민이나 정부가 우려할 수준의 부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