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막 상장한 새내기주들이 단기 수익을 노리는 ‘단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새내기주로 거래량이 집중되면서 단타가 더욱 몰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 회전율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며 투자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내 증시에서 상장주식 거래 회전율 1위를 기록한 종목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GT CDMO)업체 이엔셀이었다. 회전율은 195.35%를 기록했다. 상장일은 지난달 23일로 거래된 지 6일 된 새내기주다. M83(2위·156.14%), 티디에스팜(4위·112.59%), 아이스크림미디어(5위·101.03%) 등 다른 회전율 상위 종목도 모두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업체였다. 3위에 오른 미용기기·채혈기 업체 라메디텍(113.96%)도 지난 6월 상장한 주식이다.
회전율은 거래된 주식 수를 전체 상장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얼마나 손바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주식시장의 대표적 지표다. 수치가 100%면 모든 주식이 한 번씩은 주주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이날 국내 증시 회전율 상위 50종목의 평균 수치는 45.03%였다.
회전율 상위권을 새내기주가 점령하게 된 것은 투자심리 냉각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연초 대비 각각 25.43%, 21.27% 줄었다.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며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3.48%, 4.42% 하락할 정도로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줄어들자 상장일 종가 대비 122% 오른 이엔셀, 24% 상승한 M83 등으로 거래가 쏠리는 모습이다.
단기 수익을 노리는 단타족이 몰리고 기관투자가는 보유 물량을 처분하면서 주가 예측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엔셀과 M83은 상장 첫날 장중 공모가의 세 배 가까이 뛰었다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이력이 있다. 비슷한 패턴을 보였던 라메디텍은 상장 이후 주가가 38% 떨어졌다. 상장일 회전율이 541.83%까지 오른 티디에스팜도 공모가의 네 배까지 뛰었지만, 현재 주가는 당시 종가 대비 23.27% 하락했다.
상장 당일 주가가 폭락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몸값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상장 첫날인 지난달 30일 29.69%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한 펀드매니저는 “개인들이 기관의 초기 매도 물량을 받아낸 뒤 주가가 오르면 되팔려는 움직임이 잦아지고 있다”며 “비정상적 회전율을 기록하는 종목도 많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