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최초 여군 심해잠수사 탄생…"매일 한계 시험한 기분"

입력 2024-08-30 11:27
수정 2024-08-30 11:28

대한민국 해군 최초로 여군 심해잠수사가 탄생했다.

해군은 30일 열린 해난구조전대(SSU) 해난구조 기본과정 수료식에서 장교 9명, 부사관 24명, 병 31명 등 교육생 64명이 수료하고 심해잠수사가 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위 진급이 예정된 문희우 해군 중위는 여군 최초로 심해잠수사 자격을 거머쥐었다.

문 중위는 대학에서 체육학·해양학을 전공하고 학사사관후보생 132기로 입대해 2022년 6월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호위함 대구함에서 항해사, 해군교육사령부에서 군수계획담당으로 근무하다가 올해 해난구조 기본과정에 지원했다.

대학 시절부터 스쿠버다이빙과 인명구조 자격을 취득할 정도로 물과 친숙했던 그는 물에서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으며 심해잠수사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고 밝혔다.

문 중위는 심해잠수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군인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지원서를 썼다"고 밝혔다.

그는 남군과 같은 기준의 체력·수영 검정을 거친 뒤 기본과정에 입교했다. 입교 후에는 "하루하루가 내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머리가 길면 수영 등 훈련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어깨까지 내려오던 머리를 입교 전날 약 1cm만 남기고 자른 문 중위는 "교육과정 내내 머리 자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편해서 계속 유지할까 고민 중"이라고도 전했다.

이어 "장거리 바다 수영 도중 먹은 초코빵 등 간식이 기억난다"며 "바닷물과 달콤한 간식이 함께 입에 들어갈 때 '단짠단짠'의 느낌은 매우 특별한 맛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가장 어린 교육 동기보다 8살 많은 최고령 교육생이기도 했다. 문 중위는 "훈련 후 신체 회복 속도가 더뎠던 것 같고 체력 훈련을 따라가는 데 애를 먹었지만,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힘줘 말했다.

남군과 동일한 기준을 통과해 '여군 최초' 타이틀을 획득하게 된 문 중위는 "나는 첫 여군 심해잠수사이자 새로운 도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일한 여군 심해잠수사일 것"이라며 "후배들이 나를 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해난구조 전문가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수료한 심해잠수사들은 지난 6월 10일부터 12주에 걸친 교육훈련을 받았다. 1∼6주 차에는 매일 7시간 수영, 4∼9㎞ 달리기 등으로 기초 체력과 수영 능력을 길렀다. 3해리(약 5.5㎞) 맨몸 수영과 4해리(약 7.4㎞) 핀·마스크 착용 수영도 포함됐다.

7주 차부터는 매일 10km 달리기와 함께 고무보트 운용훈련, 스쿠버 잠수 훈련을 이어갔다. 8∼11주 차에는 비상탈출, 60피트(약 18m) 잠수, 130피트(약 39m) 잠수 등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기본과정을 수료한 심해잠수사 중 장교와 부사관은 14주간 추가 교육을 통해 표면공급잠수(SSDS) 체계를 이용해 최대 91m까지 잠수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