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소리 가득 '날것' 라이브…르세라핌, 논란 정면돌파 "미쳐보자" [종합]

입력 2024-08-29 17:25
수정 2024-08-29 17:26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최근 겪은 '라이브 실력' 논란에도 굴하지 않고 한층 성장한 무대를 선보였다.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은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미니 4집 '크레이지(CRAZY)'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르세라핌의 컴백은 지난 2월 발매한 미니 3집 '이지(EASY)'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김채원은 "6개월 만의 컴백이라 긴장되고 설렌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가 쉽진 않지만 '크레이지'를 준비하면서 이번에도 르세라핌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카즈하는 "더 멋있어진 르세라핌을 보여드리고 싶다. 음악부터 퍼포먼스까지 새 장르에 도전하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했고, 사쿠라는 "르세라핌이 여름에 컴백하는 게 처음이라 설렌다. 이 앨범을 처음 듣고 트렌디하고 르세라핌답다고 느꼈다. 많은 분이 이런 신선함을 느꼈으면 한다"고 바랐다.

'크레이지'에는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크레이지'를 포함해 '체이싱 라이트닝(Chasing Lightning)', '피에로(Pierrot)', '1-800-핫-앤-펀(1-800-hot-n-fun)', '미치지 못하는 이유'까지 총 5트랙이 수록됐다. EDM 기반의 하우스부터 테크노까지 다채롭고 신선한 장르를 담았으며, '르세라핌과 함께 그냥 한번 미쳐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섯 멤버는 머릿속에 번개가 친 듯 짜릿하게, 모든 것을 던지고 미쳐보자고 말한다.

데뷔 때부터 르세라핌과 함께한 방시혁 총괄 프로듀서와 프로듀서팀 13이 또 한 번 합을 맞췄다. 여기에 허윤진이 마지막 트랙 '미치지 못하는 이유'의 메인 프로듀서로 합류, 아티스트 면모를 강조했다. 허윤진은 곡 작업은 물론 멤버 인터뷰와 녹음 디렉팅까지 직접 담당했다.

허윤진은 '미치지 못하는 이유' 프로듀싱 작업 당시를 떠올리며 "미칠 수 있는 삶도, 미칠 수 없는 삶도 다 아름답다는 걸 녹여내려고 했다. 내 생각뿐만 아니라 멤버들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우리의 이야기, 그리고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더 애정이 가는 것 같다. 정말 재밌는 도전이었고, 나에 대해서도, 멤버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 수 있어서 기뻤다"고 밝혔다.


타이틀곡 '크레이지'는 EDM 기반의 하우스 장르로, 나를 미치게 하는 대상을 만난 순간의 감정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가슴 뛰는 일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을 담아 공감을 유발한다. 심플하면서 귀에 맴도는 캐치한 훅과 개성 있는 가사, 매력적인 코드 패턴이 인상적이다.

김채원은 "음악이 트렌디하고 가사도 독특하고 재밌다. 자꾸 귀에 맴도는 곡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며 만족스러워했고, 사쿠라 역시 "백만볼트 전기처럼 짜릿한 쾌감을 주는 곡이다. 듣자마자 '신박하다', '이 노래 재밌다'고 느꼈다.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허윤진은 "팀의 밝은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는 곡이다. 페스티벌에서도 분위기를 업 시킬 수 있는 곡"이라고 했고, 김채원은 "'이지' 뮤직비디오 촬영이 끝나고 '크레이지'를 들었었다. 두 곡의 느낌이 달라서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게 기억난다"고 전했다.

퍼포먼스에 강한 팀인 르세라핌은 이번에 보깅 장르에 도전했다. 카즈하는 "지난 '이지'에서 보여드린 올드스쿨 힙합도 내겐 엄청난 도전이었는데 이번 보깅 댄스도 만만치 않았다"면서 "직접 춰보니 코어 힘이 어마어마하게 필요하더라. '크레이지' 안무 챌린지는 진짜 챌린지가 될 것 같다. 한 번에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홍은채는 "'크레이지'를 처음 들었을 때 멤버들과 이 노래에는 왠지 보깅을 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안무 시안을 받으니 진짜 보깅 동작이 있어서 신기했다"면서 "보깅이 들어간 만큼 쿨하고 절제된 느낌이 매력적인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허윤진은 "하면 할수록 표현력이 정말 중요하더라. 동작은 심플하지만 세련되고 독특한 느낌을 살리는 게 어려웠는데 다행히 퍼포먼스 팀에 보깅을 전문적으로 한 분이 있어서 기본기부터 익힐 수 있었다"고 했다.

사쿠라는 "코어 힘이 정말 많이 필요하더라. 우리가 나름 근세라핌이라고 운동에 진심인 팀인데도 쉽지 않았다. 한쪽 다리를 들고 버티는 게 있는데 쉽지 않았다. 지금도 이 부분은 엄청나게 집중해야 실수 없이 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르세라핌은 전작 '이지'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과 싱글 차트인 '핫 100'에 동시 진입하는 성과를 냈다. 자연스럽게 이번 앨범으로 거둘 성적에도 기대가 높아진 상황. 멤버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이번 활동 자체에 의의를 두면서도 "'핫 100'에 진입한다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앞서 르세라핌은 지난 4월 미국 대형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에서도 밴드 연주에 맞춰 격렬한 라이브 퍼포먼스 무대를 선보였던 바다. 데뷔 1년 반 만에 '코첼라'에 무대에 서며 '역대 한국 가수 중 최단기 입성' 타이틀을 따냈지만, 이후 예상치 못한 라이브 실력 논란에 부딪혀 속앓이해야만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쇼케이스 현장에서 거친 숨소리까지 세밀하게 들릴 정도로 날 것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보인 르세라핌이었다. 처음 도전하는 보깅 퍼포먼스를 소화하는 것도 큰 부담이었을 텐데, 멤버들은 악착같이 라이브 가창을 더해 무대를 완성했다.

홍은채는 "한 발을 들고 버티는 동작 자체가 힘들고 어려워서 따로 코어 운동도 열심히 하고, 연습실에서는 한 발로만 서 있는 채로 노래를 불러보기도 했다. 라이브 연습도 많이 하고 신경 썼다"고 밝혔다.

'코첼라' 무대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 김채원은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팀으로서도 개인적으로서도 많이 배우고 깨달은 시간이었다. 데뷔하고 나서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무대에 섰는데 그렇게 큰 야외 페스티벌은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우리도 모르게 흥분도 많이 하고, 페이스 조절을 못 해서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더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게 많다는 걸 한 번 더 깨달았다. 앞으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우리의 평생 과제이지 않을까 싶다. 멤버들끼리도 더 좋은 모습 앞으로 많이 보여드리자고 이야기했다. 이번 앨범 활동이 그 첫 단계인 것 같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허윤진도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씩 차근차근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크레이지'가 그 첫 단계일 거다. 우릴 항상 응원해 주고, 기다려 준 팬분들께 더 멋있는 음악과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활동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르세라핌은 음악, 무대에 대한 열정 하나로 정진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보였다. 앨범명 '크레이지'에 맞춰 르세라핌이 현재 미쳐있는 것은 "르세라핌이라는 팀과 이 일"로 동일했다고 한다.

홍은채는 "나와 멤버들 모두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고, 무대에 서는 일을 좋아했다. 좋아하는 일에 미쳐있다 보니 감사하게도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 활동을 하면서 '르세라핌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일을 열심히 즐기면서 한다, 행복해 보인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카즈하 역시 "앨범의 메시지가 '르세라핌과 함께 그냥 미쳐보자'이지 않느냐"면서 "메시지에 맞게 올여름 다 같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허윤진은 "이 앨범을 준비하면서 누구나 안에 미치고 싶은 열정이 있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그런 작은 꿈의 씨앗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살면서 남들의 시선에 얽매이기도 하고, 타인의 기준에 맞추기도 하면서 꿈을 이루길 망설이는 것 같다. 무언가에 미쳐서 사는 게 정말 소중한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크레이지'를 듣고 많은 분이 사랑하는 걸 더 사랑하고, 좇고 싶은 꿈을 좇는 데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르세라핌의 미니 4집 '크레이지'는 오는 30일 오후 1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