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장을 놓고 '방어적 목적'이라는 취지로 미국에 설명했다는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이 알려지자 "사실이라면 충격적 궤변이 아닐 수 없다"고 29일 밝혔다.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북한 핵이 방어용이라며 두둔한 문 전 대통령은 도보다리 망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문 전 대통령이 북한 핵과 김정은을 대하는 인식이 얼마나 순진하고 허무맹랑했던 것인지, 다시 한 번 민낯이 드러났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재임 당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이 '방어적 목적'이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사실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을 통해 밝혀졌다"며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방어를 위한 핵'은 북한이 대외적으로 밝히는 핵 개발 명분과 너무 유사하다. 사실이라면 충격적 궤변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더군다나 2017년은 북한이 핵실험은 물론 SLBM, IRBM, ICBM 등 무수한 미사일을 발사하던 때였다. 북한의 비이성적인 핵 개발을 '방어'해준 문 전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었던 것이냐"며 "'한반도 운전자'를 자처하며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갖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국제사회의 냉소와 괄시, '북한 대변인'이라는 오명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도 끊임없이 무력 도발을 일삼고 있고, 최근에는 러시아와 군사적 밀월관계를 유지하며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장밋빛 환상에 근거한 문 전 대통령의 유화 정책은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시간을 벌어줬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두 번째 안보보좌관을 지낸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펴낸 회고록에서 2017년 6월 30일 당시 문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김정은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에 비유하며 "방어를 위해 핵이 필요하다고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이미 북한은 서울을 겨냥한 재래식 포를 보유했는데 왜 핵이 필요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우리는 김정은이 '공격적 목적'으로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고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증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