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할부지' 감독 "中서 만난 푸바오, 짠했던 이유는…" (인터뷰)

입력 2024-08-29 14:29
수정 2024-08-29 15:19
푸바오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할부지'를 연출한 심형준 감독이 강철원 주키퍼와 함께 중국에 가 푸바오를 만난 비하인드를 전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심형준 감독은 "오늘 푸바오와 재회할 때 입은 옷을 입었다"며 "의미 있는 옷"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영화 '안녕, 할부지'는 푸바오의 중국 귀환 일이 결정된 순간부터 2024년 4월 3일 중국으로 향하기까지 3개월의 여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 영화의 말미에는 그동안 유튜브, 매체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강철원 주키퍼와 재회한 푸바오의 반응이 담겨있다.

심 감독은 당시에 대해 "사실 연출자로서 욕심은 저만 기록하고 싶었다. 하지만 대중은 에버랜드의 유튜브로 푸바오를 확인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푸바오가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영화로 거창하게 보여주기보다 팬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보여주는 게, 친숙하게 보여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더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버랜드 측에서 심 감독에게 양보한 장면이 있었다. 푸바오가 강 주키퍼를 향해 손을 뻗는 부분이다.

심 감독은 "강 주키퍼와 푸바오의 재회에 대해 염두하고 있었지만,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촬영감독과 둘만 중국에 가서 저도 감정이 올라와 울컥했다. 자세히 보면 카메라 워크가 좀 안 좋아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옆에서 이들의 재회를 지켜 본 심 감독은 "강 주키퍼가 푸바오를 눈으로 확인하고 기뻐하셨다. 걱정보다는 안심하는 모습이었다. 최근까지 푸바오를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그때보다 지금 편해 보이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연출자로서 원하는 그림이 있었는데, 판다가 시야도 짧고 재회의 날 비도 와서 소리도 잘 안 들렸을 거다. 그런데도 강 주키퍼를 계속 맴돌더라. 큰 기대 없이 갔는데 푸바오는 대나무를 충분히 먹지 않고, 한 바퀴 돈 후 할아버지(강 주키퍼)에게 왔다. 어떻게든 할아버지에게 가까이 가기 위한 출구를 찾기 위한 모습이었다"라고 전했다.


심 감독은 "너무 안타까웠다"며 "한 번이라도 푸바오를 이렇게 만지고 마사지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볼 수밖에 없는 모습이 너무 짠했다. 강 주키퍼도, 저도 발이 안 떨어졌다"고 부연했다.

푸바오와 함께 중국에 가 있는 동안 송영관 주키퍼는 한국에서 남은 바오패밀리를 지켰다. 극 중 송 주키퍼는 푸바오의 대변이 담긴 쓰레기통을 치우다 오열해 눈물을 자아낸다.

심 감독은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푸바오가 떠난 다음 날의 감정이 어떨까 싶었다. 하지만 촬영팀 빼고 조연출에게만 조용히 다녀오라고 했다. 송 주키퍼가 푸바오의 변을 치우며 감정이 올라왔더라. 그동안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은 분이신데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보이시는 걸 보고 터졌다"고 했다.

'안녕, 할부지'는 오는 9월 4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