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응급실 뺑뺑이 돌다 돌아가셨다" 野 의원 분노

입력 2024-08-29 10:32
수정 2024-08-29 10:33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자신의 부친이 '응급실 뺑뺑이' 탓에 진료를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며 의정 갈등 장기화를 향해 분노했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YTN '뉴스온'에서 '의·정 갈등 해소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연을 공개했다. 앞서 김 의원 아버지의 별세 소식은 지난 13일 전해진 바 있다. 김 의원의 아버지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제주시에서 오랫동안 병원을 운영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저희 아버님이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자리가 없어서 입원을 못 해 뺑뺑이를 돌다가 지난주에 돌아가셨다"며 "이런 상황을 한 번 거치고 나니까 (의정 갈등 상황을 방치한 정부에) 엄청나게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쓸데없는 고집을 피우는 것 같다"며 "지금 파업 중인 전공의들을 포함해 협의체를 만들고 정부가 적극 논의에 나서야 한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완전히 의대 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버지와 함께 보낸 50년, 특히 병원에서 함께 한 마지막 일주일은 너무나 행복했어요. 오늘 헤어졌는데 벌써 너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해요. 나의 아버지"라며 부친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낙상해서 이마에 크게 상처를 입었는데 응급실 22곳에서 거절당했다는 경험을 지난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를 가지고 의료대란이 나서 결국은 우리나라 의료 체제에 손상이 올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이것이 무너지면 정권 자체도 유지하기 힘들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대한 반발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면서 벌어진 의정 갈등은 이달로 6개월째다. 지역·필수의료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2000명 증원을 추진하는 정부와, 증원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집단 휴학·사직하는 의대생·전공의들 등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의료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오는 추석 연휴 기간(9월 17일 전후)은 이미 한계에 이른 응급실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오는 9월 11~25일을 '추석연휴비상응급 대응 주간'으로 지정하고 응급의료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