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의 힘…'액티브 ETF'가 시장 이겼다

입력 2024-08-28 17:54
수정 2024-08-29 01:24
펀드매니저가 종목 비중을 조절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대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자 “액티브 ETF 장점인 위기 대처 능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렌드 맞춰 종목 비중 조절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의 6개월 수익률은 33.41%였다. 같은 기간 헬스케어 패시브 ETF인 ‘KODEX 바이오’의 수익률(13.81%)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헬스케어지수(18.49%)와 비교해도 월등히 나은 성적을 거뒀다.

이 ETF는 지난해 8월 국내에 처음 출시된 바이오헬스케어 액티브 ETF다. 이 상품은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들이 인공지능(AI) 시대 기술 융합으로 고성장이 기대되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을 선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올해 2차전지 기업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알테오젠(13.68%)을 가장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이어 리가켐바이오(10.42%), 삼성바이오로직스(9.01%), 셀트리온(7.69%), 에스티팜(6.42%) 등을 편입했다. 심주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는 “바이오업체들은 임상에서 성공하기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고 종목별로 주가 차별화가 뚜렷하기 때문에 다른 산업군보다 액티브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TIMEFOLIO 미국S&P500액티브’와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의 올해 수익률은 각각 30.83%, 32.18%에 달한다. 비교 지수인 S&P500, 나스닥100에 비해 각각 9.44%포인트, 12.89%포인트 초과 이익을 거뒀다.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연초 테크주가 강세를 보일 때 엔비디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의 비중을 늘려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는 게 액티브 ETF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변신형 ETF, 헬스케어 편입해 성공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 중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 ETF의 성과가 돋보인다. 이 ETF의 올해 수익률은 15.80%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1.28%다.

이 상품은 국내 ETF 중 유일하게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테마를 바꾸는 ‘로테이션 전략’을 사용한다. 이 ETF는 기존 항공우주, AI, 전력 인프라 분야의 유망 종목에 더해 올해 헬스케어 관련주를 담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7.81%), SK하이닉스(7.17%), 셀트리온(6.85%), 현대자동차(5.76%) 등을 편입하고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기계적으로 종목을 편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리밸런싱 때마다 트렌드 변화에 따라 전략을 유연하게 바꾼 게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액티브 ETF는 2020년 7월 한국거래소가 상장을 허용한 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순자산 규모가 2020년 말 약 2조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약 33조원으로 16배 이상 급증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수 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어 액티브 ETF의 인기는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