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혁신도시) 에너지밸리의 배후 산업단지인 나주 혁신산단 입주 업체들이 심각한 인력난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이 학자금 지원과 정규직 전환 등 여러 혜택까지 제공하고 나섰지만 인력을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률이 30%대에 머물고 있다.
28일 나주시에 따르면 나주 혁신산단의 올해 공장 가동률은 3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단 내 기업의 인재 채용이 쉽지 않은 데다 이에 따라 공장을 분양받은 업체들이 공장을 가동하는 대신 창고로 이용하는 사례가 많아서다.
나주 혁신산단은 사업비 2980억원을 들여 2016년 왕곡면 일대 178만8548㎡ 부지에 완공됐다. 친환경 자동차부품과 신소재 분야 149개 업체가 입주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42개 공장이 추가 입주 계약을 마쳤다. 빛가람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전력공사가 2015년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자 이와 연계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나주시가 혁신산단을 세웠다. 한전 관계사들의 대규모 에너지밸리 조성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고 ‘에너지 도시 나주’의 원동력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지어졌다. 업체들의 기대도 커 이달 기준 분양률은 97%에 달한다.
하지만 나주시가 조사한 고용 현황에 따르면 혁신산단 입주 기업 149개의 중위(전체의 중간) 고용 수준은 10~15명이었다. 입주 업체들은 구인 공고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전라남도와 연계해 구인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 중이지만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일자리종합센터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6월 ‘제2차 찾아가는 일자리희망버스’ 행사를 열고 직원 채용 시 숙식 제공, 학자금 지원, 정규직 전환 등의 조건까지 내걸었지만 채용 정원 20명 중 4명을 뽑는 데 그쳤다.
지역 청년이 대도시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나주 혁신산단의 한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이 상시 구직에 나서야 할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하다”며 “가장 중요한 연구개발 인력은 경력을 쌓으면 수도권 또는 대도시로 떠나는 사례가 많아 채용이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나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