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암 분자 진단 1위기업인 젠큐릭스가 일본 대기업 히타치와 손잡고 현지 암 분자 진단용 검사 서비스 시장을 공략한다. 히타치의 헬스케어 IT솔루션과 장비에 젠큐릭스의 암 분자 진단 기술이 입혀질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젠큐릭스는 일본 히타치 자회사인 히타치하이테크와 암 분자 진단 사업에 관한 협력을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순수 국내 기업으로는 암분자 진단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젠큐릭스는 유방암 진단 분야에선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다국적그룹인 히타치는 반도체, 에너지, 산업기계,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최근 헬스케어사업을 강화하고자 미국 진단회사에 투자한 바 있다. 히타치 하이테크는 히타치의 100% 자회사이고 연매출은 6조 2000억원 규모다. 특히 의료 영상장비 분야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전 세계 병원과 진료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젠큐릭스가 보유한 암 영역에서의 핵심 바이오마커(생체 표지자) 선정, 분자 진단 제품 개발 및 서비스 경험과 히타치하이테크가 오랜 기간 쌓아온 체외 진단 분야에서의 연구개발, 제조에 대한 경험 및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암 분자 진단용 검사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사업성 검토를 거쳐 현지 상용화를 위한 본격적인 협업에 나선 것이다.
히타치가 젠큐릭스와 손을 잡은 이유는 '맞춤 의료'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항암분야에서도 진단기술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암에 걸릴 경우 환자가 동일한 처방을 받았다면, 최근엔 어떤 유전자의 요인으로 암이 발생했는 지를 진단기술을 통해 따져보고 거기에 맞는 항암치료를 시행해 치료비용을 낮추고 생존률을 높이고 있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의사와 환자가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적절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의 발굴과 신속한 검사 방법의 확립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젠큐릭스는 액체생검(조직검사가 아닌 피 소변 등 체액 검사) 및 바이오마커 발굴·상용화 플랫폼을 바탕으로, 디지털PCR 기반의 제품 및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암 분자 진단 전문 기업이다. 주요 제품에는 유방암 예후 진단 검사인 GenesWell BCT, 폐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등의 다양한 암종에 대한 동반 진단이 가능한 Droplex 제품군이 있다. 또한 간암과 대장암 등의 주요 암종에 대한 조기 진단 검사를 개발해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히타치하이테크는 체외 진단 영역에서 혈액 등의 검체를 분석해 질병의 진단을 지원하는 생화학·면역 분석 장치, DNA 시퀀서를 비롯한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히타치하이테크의 목표 중 하나는 '암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 실현을 위한 맞춤의료 및 난치병 진단의 고도화’ 등이다.
젠큐릭스 측은 "양사는 암 영역의 맞춤의료 추진을 위해 임상 현장에서 요구되는 암 진단용 검사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디지털을 활용한 신뢰성 높은 검사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예정"이라며 "우선 일본에서 검사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