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공개되는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 1차 출시국에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통신업계에서도 이를 염두에 둔 마케팅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사들은 아이폰16 시리즈 1차 출시에 대비해 사전예약·요금제 등을 준비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은 매년 9~10월께 신형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한국을 1차 출시국에서 제외해 왔다. 그간 한국은 2차 혹은 그 이후 출시국으로 분류됐다. 때문에 국내에선 신형 아이폰이 출시된 지 한 달여 뒤에야 볼 수 있었다. 전작인 아이폰15 시리즈의 경우 한국은 3차 출시국으로 밀렸다.
업계에선 애플이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부진과 정부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만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아이폰 인기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국가를 1차 출시국으로 포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최근 중국에서 대대적 할인에 나서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플은 올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줬다. 갤럭시 사용자 비중이 큰 한국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량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의 점유율은 73%로 1위, 아이폰은 25%로 2위를 기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16시리즈의 1차 출시국이 유력하다고 보고 이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마케팅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통상 언팩 후 2주에서 한 달 안에 공식 출시가 되기 때문에 출시 1~2주 전에 진행되는 사전예약 마케팅 등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은 한국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어 이통 3사의 마케팅도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전작 아이폰15의 경우 SK텔레콤은 '0 청년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상시 5000원 할인 혜택, KT는 만 14세 이상 만 29세 이하 가입자를 대상으로 아이클라우드 200기가바이트(GB) 1년 혜택을 제공했다. LG유플러스도 20대 전용 상품 가입자를 대상으로 선착순 2만명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와 'IMAX 무비 나잇'초대권을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통신업계는 아이폰16 출시로 인한 '신작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과거 신형 단말기 출시는 5G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기회로 여겨졌으나 비싼 플래그십 단말기 가격과 위축된 소비 심리로 인해 최근 몇 년 새 그 효과가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폰12 출시 한 달 뒤에는 이통3사와 알뜰폰 전체를 합친 5G 가입자 수는 전달 대비 95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아이폰13 출시 후엔 80만명, 아이폰14는 75만명, 아이폰15의 경우 35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이폰 신작 효과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휴대폰 성지와 일부 대리점들은 '아이폰16 사전예약'을 내걸고 신규 가입자 유치 준비에 나섰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통신사 대리점 직원 A씨는 "신형 아이폰이 곧 나오니 사전예약을 원하는 소비자들 대상으로 사전예약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통신사 사전예약 일정이 나오면 소비자들에게 문자나 전화로 예약 절차와 혜택, 서비스 등을 설명해 주려 한다"고 전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