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나미비아 정부가 극심한 가뭄에 따른 식량난으로 인해 코끼리를 비롯한 야생동물을 잡아, 그 고기를 주민들에게 배급하기로 했다고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나미비아 환경부는 전날 성명에서 코끼리 83마리, 하마 30마리, 버팔로 60마리, 임팔라 50마리, 누우 100마리, 얼룩말 300마리, 엘란드 100마리 등 총 723마리에 대한 도태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나미비아 정부는 이미 계약을 맺은 전문 사냥꾼과 업체가 이미 157마리에 대한 사냥을 완료해 5만6800kg 이상의 고기를 생산했다고 전했다. 이 고기는 기근에 시달리는 주민을 위한 구호 프로그램에 할당된다.
나미비아 정부는 "나미비아 국민의 이익을 위해 천연자원을 사용한다는 헌법적 의무에도 부합하는 조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야생동물 서식지가 있는 아프리카 국가 정부는 종종 개체수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구호 등 목적을 위해 도태를 결정하고 사냥을 허용한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리카 남부는 올 해초부터 엘니뇨 현상의 여파로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특히 나미비아는 지난달 식량 비축량의 84%가 고갈됐고,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앞으로 몇 달 동안 식량난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한편, 나미비아를 비롯한 짐바브웨, 잠비아, 보츠와나, 앙골라 등 남아프리카 5개국에 걸친 보호 구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끼리가 서식하는 곳으로, 현재 약 20만마리 이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보츠와나와 짐바브웨에서는 가뭄으로 코끼리 수백 마리가 죽기도 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