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치러질 미국 대선 TV 토론이 최근 고공행진하는 방위산업주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올 들어 주가가 101.13% 급등했다. 지난 22일엔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K-9 자주포 등을 수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에 강점이 있는 LIG넥스원 주가도 올 들어 각각 128.1%, 51.8% 올랐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된 영향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레바논 이슬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대규모 해외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방산 기업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현대로템은 1977년 창사 이후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9%, 67.7% 늘어난 1조945억원, 112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356.5%, 22.2% 늘었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군사력 증강에 나선 영향이다.
증권가에선 다음달 10일 열리는 미국 대선 TV 토론이 방산주 주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산주는 대표적인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에 투자 자금이 몰리는 현상) 관련주로 분류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지난 집권기부터 줄곧 강조해 온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다시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거 판세가 트럼프 쪽으로 기울어야 방산 업종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