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아파트 무순위 청약 제도 개편에 나섰다. 무순위 청약에 최근 수십 수백만명의 신청자가 몰려들어 마치 ‘로또’처럼 변질되자 칼을 빼든 것이다. 청약 자격에서 주택 수나 거주 요건 강화, 현재 시세 연동형 가격 책정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27일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청약 시장이 과열된 상태에서 현행 (무순위 청약)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맞는지 문제 의식을 갖고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이 미달하거나 청약이 접수된 후에 계약 포기나 부적격 사례 등으로 발생한 잔여 물량의 청약을 아무런 조건 없이 다시 받는 제도다.
집값 급등기 무순위 청약이 과열 양상을 빚자 정부는 2021년 무순위 청약의 대상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그러다 2022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에 시장이 얼어붙고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자 사는 지역과 주택 수와 관계 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르고 누구나 줍줍을 할 수 있게 되자 무순위 청약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지난달 진행된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1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100만명이 몰리며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 마비돼 결국 지원 가능 시간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2017년 첫 분양가로 공급돼 시세차익이 10억원가량 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무순위 청약이 ‘로또’로 불리며 과열 양상의 띄고 있다보니 그대로 둬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시장에선 정부가 무순위 청약 요건에 주택 수, 거주 요건 등을 강화하거나 가격을 현재 기준으로 잡아 큰 차익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등의 방법이 거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