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SK그룹도 최근 한국경제인협회 회비를 납부했다. 삼성과 LG는 한경협의 쇄신을 확인하고 회비 납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 경제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주 한경협에 연회비 35억원을 냈다. 회원사 구성은 바뀌었다. 종전 한경연 회원사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네 곳이었지만 내부 논의 끝에 SK네트웍스 대신 SK하이닉스가 한경협에 합류했다.
4대 그룹 중 한경협 회비를 납부한 곳은 현대차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했다. 현대차그룹이 납부한 회비도 한경협이 요청한 35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협은 지난 3월 말께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420여 개 회원사에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4대 그룹이 속한 제1그룹의 연회비는 각각 35억원이다.
4대 그룹 중 삼성과 LG는 아직 한경협 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삼성은 회비 납부 전 외부 감시 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날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정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됐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며 “정경유착의 근본을 끊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 권력자와 가깝다고 평가받는 분이 경제인 단체의 회장 직무대행을 했다는 점과 임기 후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한경협이 근본적으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의지가 있는지 회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LG그룹도 회비 납부를 놓고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