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U도 임금일까… 우리 회사에 맞는 성과보상제도는?

입력 2024-08-27 17:12


지난달 10일 시행된 개정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법)은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 제도를 새로 도입하였고, 이는 기존에 법률 외적으로 활용되던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와 유사한 제도로서 이른바 ‘벤처기업법상 RSU’를 법제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종래 중요 임직원의 장기 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성과보상제도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해온 것은 소위 스톡옵션으로 불리는 상법 및 벤처기업법상 주식매수선택권 제도이다. 다만 스톡옵션은 정관에 근거가 규정되어 있어야 하고, 부여를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며 부여 대상자, 부여 한도, 행사기간 모두 엄격하게 제한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의 선호도가 점점 떨어져 왔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외국계기업을 필두로 스톡옵션과 같은 복잡한 제약을 받지 않는 RSU가 대두되었다. RSU는 회사가 자기주식을 직접 교부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가상의 유닛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식가치와 연계된 부상을 부여하는 성과보상제도로서, 2020년 이래 코스피 상장법인인 H사, K사, D사 등 여러 회사에서 활용하고 있는 중이며, 나아가 벤처기업법 개정으로 RSU와 유사한 이른바 ‘벤처기업법상 RSU’를 법제화하기에 이른 것이다.

RSU는 스톡옵션과 같이 법률에 근거를 둔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그 형태와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는 특색을 가진다. 구체적으로 RSU는 △교부의 조건과 관련하여 일정한 기간의 근속, 특정한 목표 또는 성과의 달성 또는 기간과 성과 모두의 달성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고 △주식지급일정과 관련하여서는 특정 시점에 전부 지급, 확정된 보상을 일정한 기간에 나누어 분할 지급, 일정한 기간동안 매 기간마다 조건 성취 여부에 따라 단계적 지급 등의 설정이 가능하며 △정산수단과 관련해서는 자기주식·신주발행 또는 이에 대응하는 가상의 유닛, 그 주식 가치에 상응하는 현금, 주식과 현금의 혼합 지급 등 여러 조건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RSU는 법률에 근거한 제도가 아니어서 통일적으로 적용되는 명시적인 법률상의 요건이나 절차는 없다. 다만 자기주식 부여 방식의 RSU의 경우 RSU 부여를 위한 자기주식 취득과정에서는 원칙적으로 주주총회의 결의를 통해 배당가능 이익의 범위에서만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상법상의 제한을(상법 제341조), 자기주식 부여 과정에서는 자기주식 처분을 위한 상법상의 요건과 절차를(상법 제342조) 각 준수하여야 하는 등, RSU는 이를 부여하고 실제 배정하는 개별 과정에서 그에 따른 법률상의 제한을 받게 된다.

반면 새로 도입된 벤처기업법상 RSU는 기존 RSU와 달리 법률상의 제도이므로 스톡옵션과 유사하게 근거법률인 벤처기업법에 정한 지급 대상, 지급 요건, 지급 절차를 따르게 된다. 벤처기업법상 RSU가 기존의 RSU(특히 자기주식 부여 방식의 RSU)와 가장 구별되는 점은 RSU 부여를 위한 자기주식 취득 범위와 부여 절차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RSU는 배당가능이익의 범위에서만 자기주식의 취득이 가능하고, 자기주식의 처분에도 정관의 규정이나 이사회의 결정을 거쳐야 하나, 벤처기업법상 RSU는 특례조항에 따라 배당가능이익이 없더라도 직전 결산기의 대차대조표상 순자산액에서 자본금을 뺀 금액까지 자기주식의 취득이 가능하고, 정관이나 이사회의 결정이 없더라도 RSU 교부계약에 정한 바에 따른 교부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법상 RSU는 벤처기업법에 따른 스톡옵션과 동일하게 최대주주나 주요주주 등에 대한 부여 제한, 부여에 주주총회 결의의 필요, 최소 행사기간 등의 제한을 받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스톡옵션과 운용 난이도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아쉬움이 지적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스톡옵션에는 적용되는 세제혜택이 벤처기업법상 RSU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벤처기업법상 RSU제도의 경쟁력에 다소 의문이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한편 최대주주 또는 주요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에 대하여도 이러한 주식연계 성과보상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하여도 문의가 제기되기도 한다. 물론 상법·벤처기업법상의 스톡옵션, 그리고 벤처기업법상 RSU는 이러한 최대주주 또는 주요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부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이들에게 스톡옵션 또는 벤처기업법상 RSU를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벤처기업법상 RSU를 제외한 RSU는 법률상의 제도가 아니어서 배정에 대한 특별한 제한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최대주주 또는 주요주주 등 경영사항에 대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에 대하여도 RSU를 통한 성과보상은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또 외국계기업을 중심으로, 일반 근로자인 직원에 대하여도 폭넓게 RSU가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RSU를 통하여 지급되는 현금보상이 퇴직급여의 산정에 포함되는 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문제되기도 한다. 이에 대하여는 해당 RSU의 지급 조건이 이를 부여받은 근로자의 근로와 관련되어 있는지 여부, RSU가 일회적 급부에 그치지 않고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 여부, RSU 부여계약 등의 내용에 비추어 회사가 해당 RSU 관련 보상의 지급의무가 있다고 볼 것인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보상이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지”를 판단해 보아야 한다.

이처럼 주식연계 성과보상제도는 법률 안팎으로 여러 유형이 존재하고, 특히 RSU는 스톡옵션과 달리 법률에 정해진 형태나 조건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다양한 형태가 고안되어 활용될 소지가 있다. 그리고 각 제도의 부여 대상, 절차, 한도 등 법률적 요건 뿐만 아니라 조세 및 회계 측면의 효과, 컴플라이언스 준수 측면 역시 고려되어야 하는바, 각 기업은 주식연계 성과보상제도 도입 시 각자의 상황과 필요를 고려하여 그 제도의 설정과 부여 계약의 내용 구성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송우용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