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 AI 서비스 앞세워 보폭 넓히는 삼성SDS, LG CNS

입력 2024-08-26 16:17
수정 2024-08-26 17:13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양대 산맥인 삼성SDS와 LG CNS가 나란히 올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두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두 기업은 골라 쓰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인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기업 대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SDS는 다음달 3일 전 세계 AI 패권을 쥔 엔비디아 핵심 관계자와 함께 연례 최대 행사 ‘리얼 서밋 2024’를 연다. LG CNS는 상장이 임박해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SDS, AI 전 세계 특허 확대삼성SDS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3689억원, 영업이익 2209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7% 증가했다.

이 회사의 매출은 IT 서비스(1조5864억원)와 물류(1조7826억원)로 나뉜다. IT 서비스에선 클라우드 사업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5% 늘어난 556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고성능컴퓨팅(HPC)과 생성형 AI를 위한 구독형 GPU 서비스(GPUaaS) 확대로 클라우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모바일 솔루션 관리(EMM) 등 SaaS 매출도 늘었다. 기업 대상 SaaS 서비스는 삼성SDS가 최근 공들이는 분야다. EMM, 브리티 웍스(메일 메신저 등 업무 솔루션),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자동화 플랫폼 ‘브라이틱스’, 넥스프라임 SCM(공급망 관리) 등을 SaaS로 제공한다.

삼성SDS는 올 상반기 연구개발(R&D) 총액이 반기 기준 1000억원을 처음 돌파했다. AI, 클라우드, 보안 전 분야에서 R&D를 확대하고 있다. 양자 상태 추정 강화학습 알고리즘 고도화, 양자 내성 암호기술 개발 등 미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양자기술과 R&D 접점을 늘리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삼성SDS는 한국 특허 1554건을 포함해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 2161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R&D 결과물인 특허가 미래 사업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등록한 주요 특허를 보면 ‘문장 특징 벡터를 임베딩하기 위한 장치와 방법’ ‘텍스트 데이터 증강을 위한 장치와 방법’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웹 기반 컨설팅 방법’ 등 AI, 클라우드 기술이 많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본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도 확장한다. 삼성SDS는 국내에 서울 상암동, 경기 수원과 동탄, 강원 춘천, 경북 구미에 5개 데이터 센터를 두고 있다. 상암센터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그룹 금융 계열사와 호텔신라 등의 시스템이 있다. 수원센터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 시스템을 운영한다. 춘천센터는 상암센터의 백업센터다. 동탄센터는 HPC(고성능컴퓨팅) 전용 데이터센터다. 4개 센터의 올 상반기 기준 장부가액은 7515억원(시가 3104억원)이다. 동탄엔 2600억여원을 들여 데이터센터를 증축하고 있다. ○LG CNS, 생성 AI 접목 SaaS 선보여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 준비 작업에 한창인 LG CNS는 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연결 기준 매출 1조4496억원, 영업이익 1376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6%, 영업이익은 20.9% 증가했다.

LG CNS는 싱글렉스(SINGLEX)라는 Saa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기업 SAP의 연례 행사 ‘사파이어 2024’ 등에서 싱글렉스를 선보였다. 싱글렉스는 구매·품질 관리, 마케팅·영업, 제조, R&D, 인사관리 솔루션 등을 SaaS 형태로 서비스한다. 기업은 원하는 것만 골라 쓴 뒤 이용한 만큼 비용을 내면 된다. 싱글렉스HR은 급여, 근태 등 인사관리 기능 100여 개를 모아 제공한다. 싱글렉스 윈서베이는 고객의 서비스 피드백을 데이터화하는 고객관리(CRM) 솔루션이다. 투썸플레이스, 파라다이스시티 등 30여 개 기업이 싱글렉스를 사용하고 있다.

LG CNS는 싱글렉스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세일즈포스, IBM, 지멘스, SAP 등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싱글렉스에 최신 생성 AI 기술도 반영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 6월 아마존웹서비스(AWS)로부터 ‘믿고 쓰는 AI 파트너 인증’인 생성 AI 컴피턴시 인증을 받았다. 앞서 구글 클라우드로부터는 머신러닝, 인프라, 클라우드 전환, 데이터 분석 네 가지 분야에서 전문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LG CNS는 서울 상암동과 가산동, 부산, 인천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지난달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이지스자산운용으로부터 734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경기 하남 신축 인터넷데이터센터(IDC)도 LG CNS가 관리할 예정이다.

맥쿼리는 LG CNS의 지분 35%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