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수심위' 입장 밝힌 이원석 "결론에 관여 안해"

입력 2024-08-26 09:39
수정 2024-10-06 15:52


이원석 검찰총장(사진)은 26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회부한 것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의 무혐의 결론에 대한 명분 쌓기용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수심위는 절차나 구성, 운영, 결론까지 모두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된다”며 “결론(이 내려지는 과정)까지 (검찰총장인) 제가 관여할 수 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수심위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을 차분하게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총장은 지난 23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심위 소집을 직권으로 지시했다. 사건을 지휘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보고받은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이 총장은 이 사건을 수심위에 회부한 배경에 대해 “아직까지 계속해서 소모적인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검찰 외부 의견까지 경청해 공정하게 사건을 최종 처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라며 대검이 내놓은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수심위 심의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위반뿐 아니라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까지 포함시킨 이유에 대해선 “소모적 논란이 지속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법리를 포함해 수심위에서 충실히, 공정하게 심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수심위 소집 지시를 알리면서 “수사팀의 증거 판단과 법리 해석이 충실히 이뤄졌다고 평가했다”고 밝힌 것이 수심위에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장은 “수심위는 제가 관여해서도 안 되고,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수사팀 의견과 수심위 심의 결과를 모두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달 15일로 예정된 임기 내 수심위 심의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는 “수심위 개최 전례나 통상적인 운영 과정을 보면 임기 내 마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총장은 중앙지검 수사팀이 자신에게 선(先)보고 없이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대면 조사한 것을 두고 대검 감찰부에 진상 파악을 지시한 바 있다. 수심위 소집에 따라 진상 파악 결과 보고도 수심위 이후로 늦춰질 수 있냐는 물음에 이 총장은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총장 지시에 따라 수심위 소집 절차는 이번 주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수심위원장인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이 외부 전문가 위원 중 15명의 현안위원을 무작위로 추첨해 선정한 뒤 9월 첫 주쯤 심의기일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심의기일이 결정되면 중앙지검 수사팀은 30쪽 이하 분량의 의견서를 내야 한다. 중앙지검은 수심위 소집과 관련, “검찰총장의 결정에 따른 절차에 충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