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가 오는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에 대거 출격한다. 라면과 김밥 등 인기 K푸드에 이어 ‘비건’(채식)과 ‘제로 슈거’(무설탕) 등 혁신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10월 19~23일 열리는 ‘파리 국제식품박람회(SIAL 2024)’에 전시 부스를 꾸려 참여하기로 한 국내 기업은 현재까지 117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22년 SIAL과 비교하면 19개사가 늘었다.
SIAL은 ‘미식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1964년부터 2년마다 열리는 최대 규모 식품박람회다. 60주년을 맞은 올해 SIAL은 파리 노르빌팽트국제전시장에서 5일간 열린다. 박람회장 규모는 25만7000㎡에 달한다. 205개국에서 온 7500여 개 기업이 40만 개 이상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상 관람객은 28만5000명이다.
올해는 ‘변화를 주도하라’를 주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딥테크와 인공지능(AI) △공급망 △아프리카 등 네 가지 세부 주제로 진행된다. 참여 기업은 이탈리아가 686개로 가장 많고 이어 프랑스 615개, 중국 588개, 튀르키예 347개, 폴란드 252개, 그리스 235개, 벨기에 215개, 미국 171개 순이다. 한국은 참여 기업이 일본(103개)보다 많다.
그동안 국내 기업은 정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도하는 한국관을 통해 참여해왔다. 올해는 한국식품산업협회가 식품 대기업을 중심으로 별도 한국관인 ‘K푸드 선도기업관’을 새로 꾸린다. 기존 ‘관(官) 주도’ 한국관이 기업당 1개 부스만 획일적으로 제공해 대기업은 홍보·판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2022년 SIAL 당시 이효율 협회장(풀무원 대표)이 현지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올해는 업계 주도의 한국관을 꾸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푸드 선도기업관에는 대두식품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매일유업 빙그레 샘표식품 아워홈 오뚜기 풀무원 등 9개사가 참여한다. 풀무원이 가장 많은 9개 부스, 롯데웰푸드와 아워홈이 각각 8개 부스 등 모두 63개 부스를 꾸려 대규모로 K푸드를 홍보한다.
매일유업은 이번 박람회에 처음 참가한다. 어메이징오트와 두유를 포함한 비건 음료, 셀렉스 등 단백질 음료, 한국 전통 디저트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SIAL을 통해 단백질, 비건, K푸드 등 매일유업의 혁신 제품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며 “글로벌 바이어 및 소비자와 직접 교류하며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SIAL 혁신상’ 후보작에도 대거 출품했다. 풀무원은 식물성 두부로 치킨텐더와 비슷한 맛을 낸 두부텐더, 오뚜기는 비건 참치와 카레, 아워홈은 가정간편식용 김치콩비지찌개, 빙그레는 두유를 넣은 비건 메로나, 롯데웰푸드는 제로 젤리 등을 혁신상 후보로 신청했다.
이 밖에 농협경제지주 대상 몽고식품 삼양패키징 수산업협동조합 신송식품 해태제과 등도 별개 부스를 꾸려 SIAL 2024에 참가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