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에 8월 26일을 체크해놓은 예비청약자가 적지 않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 중 드물게 일반분양만 1000가구를 넘는 ‘디에이치방배’가 청약을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높을 뿐 아니라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청약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계약금 비율이 20%로 높고 중도금 대출 이자를 매달 내야 해 자금 계획을 잘 짜놓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디에이치방배가 2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7일과 28일 각각 1·2순위 청약을 받는다.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는 19억3950만~22억4450만원에 책정됐다. 인근 단지인 ‘방배그랑자이’ 전용 84㎡의 최근 실거래가가 28억7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입주 후 디에이치방배 몸값은 3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10억원의 시세 차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단지는 총 3064가구이고 일반분양만 1244가구에 달한다. 앞서 강남권에서 분양한 ‘래미안레벤투스’(일반분양 133가구) ‘래미안원펜타스’(292가구) ‘메이플자이’(162가구) 등보다 일반에 풀리는 물량이 많다는 게 장점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중 이례적으로 실거주 의무도 없다. 전세를 놓아 보증금으로 분양대금을 치를 수 있다. 인근 신축인 방배그랑자이 전용 84㎡의 전세보증금은 13억~14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전세보증금만 믿고 자금 마련 계획을 세밀하게 세워놓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먼저 계약금 비율이 20%로 높은 편이다. 전용 84㎡ 기준 현금 4억원을 들고 있어야 계약금을 납부할 수 있다. 중도금(60%)은 6회에 걸쳐 10%씩 나눠 내는데 이자 후불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중도금 대출 이자 비용을 입주 시점에 한꺼번에 치르는 게 아니라 분납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의 계산에 따르면 분양가가 22억1130만원인 84㎡A 주택형 10~19층 물건 기준으로 금리가 연 4%일 때 납입해야 하는 중도금 대출 이자는 1차시(2024년 12월) 때 월 73만원에서 시작해 5차 대출(2025년 12월) 이후엔 368만원까지 올라간다. 만약 금리가 연 5%로 책정되면 매월 내야 하는 이자 비용만 최대 460만원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 매월 최대 수백만원의 이자 비용을 꾸준히 조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놓는 게 중요하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