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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집권기인 2017~2020년에는 정보기술(IT), 경기 관련 소비재, 유틸리티, 헬스케어 업종의 수익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로 인한 친환경 에너지 활황으로 전통 에너지 섹터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트럼프 1기’ 섹터별 수익률은 IT 125.5%, 경기소비재 79%, 유틸리티 73.7%, 헬스케어 54.8% 등이었다. 빅테크의 성장으로 IT 종목 주가가 상승한 데다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자동차, 여행, 쇼핑 등 경기소비재 관련 업종의 수익률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념을 뒤집는 것은 트럼프 1기 4년간 에너지 섹터 수익률이 -54%로 매우 저조했다는 점이다. 당시는 전 세계적으로 ESG 열풍이 일면서 친환경 에너지가 대세라는 인식이 팽배하던 시기다. 게다가 금리 인상이 아직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저금리 시대여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날개를 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금리 인하 정도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쟁과 고물가가 이어지던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가 에너지 섹터 수익률은 오히려 좋았다. 2021년부터 올해 8월 6일까지 106.3% 뛰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석유 석탄 등 저렴한 연료 수요가 늘었지만 화석연료 배척 정책으로 공급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 집약적인 친환경 에너지 산업은 정책보다 금리 영향이 더 크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해도 금리가 인하되면 친환경 에너지 기업에 우호적 환경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2기는 트럼프 1기와 다를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집권했지만 비주류에 속했던 1기와 달리 공화당을 장악하고 경험까지 갖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하게 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정책의 파급 효과를 쉽게 예단해선 안 될 것으로 본다”며 “법 개정 등을 거치지 않더라도 행정명령 등을 통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