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텔레그램 CEO 프랑스서 체포"…의문 '증폭'

입력 2024-08-25 15:06
수정 2024-08-25 15:32

자산이 151억 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텔레그램 공동 창업자 파벨 두로프(40)가 프랑스에서 체포되면서 그 이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개인 제트기로 여행 중이던 두로프가 파리 부브르제 공항에서 여자친구, 경호원과 함께 체포됐다.

프랑스 경찰은 아직 두로프의 체포 이유에 관해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텔레그램이 우크라이나 전쟁 정보가 공유되는 주된 플랫폼이 되면서 각종 범죄 정보가 통제되지 못한 것이 원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두로프가 테러, 마약 밀매, 사기, 돈세탁, 아동 학대 콘텐츠 제공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20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월 모스크바 현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터뷰를 한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은 러시아가 아니라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 회원국이 두로프를 체포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칼슨은 "프랑스 감옥에 갇힌 두로프는 어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유자도 정부 기관의 검열을 거역한다면 받을 수 있는 경고를 보여준다"며 "한때 자유세계였던 곳에 암흑이 빠르게 내려앉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출생인 두로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에서 언어학 학위를 받고, 2006년 형 니콜라이와 함께 SNS VK를 창업했다. VK가 구소련 지역에서 수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자 러시아 당국은 2011년 사용자 정보를 요구했다. 2년 뒤엔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이 우크라이나 시위대의 개인정보를 내놓으라고 했지만, 두로프는 거부했다.

결국 두로프는 "이 나라에서 인터넷 사업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VK를 매각한 뒤 2013년 텔레그램을 창업해 두바이에서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에 대한 회사의 간섭이 전혀 없어 보안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용자가 빠르게 늘었으며, 내년에는 가입자가 약 10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