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통화정책 조정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9월 금리 인하를 못 박은 파월 의장의 언급에 뉴욕증시는 장 초반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파월 의장은 23일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현재 고용시장은 이전 과열 상태에서 상당히 냉각됐다”며 “정책 제약을 적절히 조정하면 경제가 강력한 고용시장을 유지하며 2%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자리 증가는 여전히 견실하지만 둔화했다”며 올해 구인 건수가 감소했고, 구인 대비 실업자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강한 고용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안정적으로 2%에 복귀할 것이란 확신이 커졌다”고 했다.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닫아 놓지 않았다. 그는 “(정책 전환) 방향은 명확하며,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는 나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초 발표되는 8월 고용시장 보고서가 예상보다 좋지 않으면 금리 인하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26.5%에서 파월 의장 연설 직후 32.5%까지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은 상승 출발했다. 파월 의장 발표가 끝난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미국 3대 지수는 모두 1% 이상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1.02%, S&P500지수는 1.25%, 나스닥지수는 1.8% 상승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2.56% 뛰었다. 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연 3.850%이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발언 이후 연 3.818%로 떨어졌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017%에서 3.938%로 내려앉았다.
잭슨홀=이상은 특파원/한경제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