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쏟아부은 '파친코2', 시즌1 인기이을까 [종합]

입력 2024-08-23 12:51
수정 2024-08-23 12:52


'파친코'가 시즌2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애플TV 플러스 오리지널 '파친코' 시즌2(이하 '파친코2') 제작발표회가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호텔에서 진행됐다. 배우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정은채, 김성규가 참석해 '파친코2'의 변화를 전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파친코'는 시대의 흐름으로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살아가게 된 재일교포 4세대의 인생을 담아낸 작품. '파친코' 제작 소식이 알려진 후 애플TV 플러스는 '파친코'에 1000억 원 규모의 제작비를 투입한다고 밝혀 더욱 주목받았다. 전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200억원에 육박했으며, 그해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총 금액 55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작품에 1000억원이라는 금액을 쏟아부은 건 그만큼 애플TV플러스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시즌 1은 피바디상(Peabody Award), 미국영화연구소상(American Film Institute Award),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Critics Choice Award), 고담 어워즈(Gotham Independent Film Award)를 포함한 11개의 세계 유수 시상식을 석권하며 화제를 모았다.

'파친코2'는 1936년이 배경이었던 시즌1에서 몇 년이 흐른 1945년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선자는 김치를 팔며 생계를 유지하던 중 제2차 세계대전으로 배급이 줄고, 어려워진 생활상을 전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오사카에서의 한 수의 삶 역시 더욱 깊이 있게 조명되며, 그의 사업과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감수하는 일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또한, 땅주인이 협상을 거부한 이후 살 방법을 찾기 위해 애쓰는 솔로몬의 사투도 다뤄진다.

이민호는 "한수는 살아내는 사람"이라며 "시즌2에서는 그런 부분에서 더 많은 욕망과 인간적인 표현을 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민호가 맡은 한수는 일본 야쿠자의 사위가 돼 재력을 얻었지만, 조선에서 사업을 하며 선자(김민하 분)에게 사랑을 느끼는 인물. 하지만 선자에게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자신과 살자고 제안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비판받았다.

이민호는 자신이 연기한 한수가 선자에 대한 집착과 결혼 없이 아이만 원하는 모습에 대해 "사랑보다는 소유라고 생각했다"며 "그때엔 남자가 여자를 이해하는 게 서툴렀고,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하고, 반응과 상관없이 자기 생각만 몰고 갔던 거 같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대에 한수가 있었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 거 같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민호는 "처음 제안받던 시점부터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고, 관심받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렇게 큰 시장에서 주목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던 거 같다"며 "참여하면서 역사적 소명보다는 그런 시대를 이겨낸 분들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한 "분량이 적다"는 반응에 "분량이 제 작품 선택 기준이 되진 않는다"며 "'파친코'도 그렇고, 다른 작품들도 분량보다는 작품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서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딸과 한 아들의 아빠라는 설정에 대해 "부성애 보단 단순하게 접근했다"며 "자식 역시 소유의 의미로 다가갔다"고 전했다.

젊은 선자 역의 김민하는 "한수는 선자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큰 사람이었던 거 같다"며 "그래서 그 관계와 감정이 복잡했던 거 같다"고 전했다.

김민하는 "잘 몰랐던 이야기를 보고 사람들이 감동받았다는 반응이 저에게도 감동이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작품의 의미를 더했다.

김민하는 미국에서의 첫 공개에 "너무 떨렸는데, 많이 반겨주셨다"며 "다들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또 선자의 모성애에 대해 김민하는 "저에겐 큰 숙제였다"며 "그래서 엄마와 할머니를 많이 귀찮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엄마에게 '왜 날 사랑해?'라고 하니, '너니까'라고 해주시더라"라며 "그게 크게 와닿았고, 현장에 가서 아이들을 보니 그대로 지켜주고 싶더라. 그 감정들이 쌓인 거 같다"고 설명했다.

노년의 선자를 연기한 윤여정은 "선자는 못 배우고 척박하게 살아갔지만, 자신의 소신을 갖고 살아간다"며 "그런 모습이 좋아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자이니치의 실제 얘기를 듣는 거가 좋았다"며 "우리도 몰랐고, 정부도 몰랐던 시대를 살았던 거 같다. 그래서 찍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한국에서 살았고, 어떤 기분일지 감히 상상도 못 했다"며 "외국에서 촬영한다고 해서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지만 계속 적응하고 생존해 가려는 부분에 더욱 중점을 두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출연 제안이 왔을 때 '74세 올드 선자'라고 적혀 있었다"며 "내가 나이를 먹어 봤으니까,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한다고 했다"고 출연 결정 이유를 솔직하게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본어 대사하는 게 너무 끔찍했다"며 "캐나다 토론토에서 찍었는데, 저는 한 번도 밖에를 나가지 못했다. 일본어 대사 연습하느라고"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3가 간다면, 일본어를 또 쓰면 전 안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성규는 "시즌2로 합류하게 됐다"며 "오디션을 보는 과정에서 제가 맡았던 역할과 다른 부분이 있었고, 어디에 얘기도 함부로 하면 안 돼 조용히 촬영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전까지 만난 캐릭터들이 가질 수 없었던 관계를 선자 가족들과 갖게 됐다"고 덧붙여 새로운 모습을 기대케 했다.

또한 2000억원이 투입된 할리우드 시스템에 대해 "시간을 잘 지켜진 거 같다"며 "주말이 오면 서로 기뻐하며 인사하는 모습들이 새로웠다"고 전했다.

젊은 경희를 연기한 정은채도 "세트장의 규모에 압도됐다"며 "웅장함과 스케일임에도 아주 섬세하게 표현된 미술 등 여러 규모의 놀라움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장에서 연기하는 건 비슷했다"고 밝혔다.

한편 '파친코2'는 오는 23일 첫 공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