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흥유통단지, '조합+입체환지'로 복합개발 추진

입력 2024-08-23 13:33
수정 2024-08-23 15:01


국내 최대 산업 기자재 전문 상가인 서울 시흥유통상가가 재개발조합 방식으로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에 나선다. 물류 단지를 조합 방식으로 개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시흥유통상가 도시첨단물류단지조성사업 추진위원회(위원장 강성태)는 오는 24일 상가 소유주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갖고 조합설립 동의서를 접수한다. 추진위는 연내 조합설립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2026년 상반기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시흥유통상가는 1987년 문을 연 국내 최대 산업기자재 전문 상가다. 상가 소유주는 1400여명이, 점포는 2700여개가 있다. 대지면적이 12만7750㎡에 이른다. 시흥유통상가는 2016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시범단지로 선정됐다. 시흥유통상가와 인접 부지(1만6000㎡)를 더해 총 14만3000여㎡를 복합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서울 서남권의 핵심 개발사업으로 꼽혔다. 서해안고속도로, KTX광명역, 신안산선 석수환승역(개통 예정) 등과 인접해 있다.

시흥유통상가는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 6곳 중 유일하게 단일 법인이 아닌 상가 소유주 1400여명이 토지를 보유하다보니 한동안 사업이 표류했다. 당시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물류시설법)엔 사업시행자로 상법상의 법인만 개발을 추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상가 소유주들은 2019년 12월 조합추진위원회를 설립해 개발 이익을 100% 조합에 귀속하는 조합 방식 개발을 요구했다. 사업시행자로 ‘조합’을 추가하는 법안 개정도 직접 주도해 발의했다.



법 개정으로 올해 2월부터 상가 소유주가 조합을 통해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할 길이 열렸다. 시흥유통상가 조합이 설립되면 물류법에 기반한 첫 조합방식 물류개발사업이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상가 소유주가 아파트,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등의 모든 지원시설을 제약 없이 환지(분양)받을 수 있게 됐다. 물류단지개발의 원활한 사업 시행을 위해 조합 방식의 경우 환지할 수 있는 시설의 종류가 물류단지시설에서 지원시설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상가 소유주가 요구하던 조합 방식과 입체 환지(기존 토지 소유주에게 단순히 토지로 대체하는 게 아니라 아파트, 상가 등의 입주권을 제공하는 방식)를 모두 적용한 만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으려면 도시첨단물류단지 예정지역의 토지 면적의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토지소유자와 그 지역의 토지 소유자 총수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강성태 추진위원장은 “시흥유통상가 소유주의 70%는 직접 상가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임대 사업자여서 오피스텔, 아파트 등 환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며 “입체 환지가 법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에 조합 설립과 다른 개발 일정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