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피어엑스(약칭 FOX)가 ‘사막 여우의 반란’에 성공할 수 있을까?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프로 리그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가 오늘(23일)부터 2024 서머 스플릿 우승 팀을 가리는 플레이오프(PO)에 돌입한다. 1위부터 6위까지 참가하는 이번 PO는 연말에 열리는 국제 대회인 2024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과 직결되는 만큼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PO 첫 대결의 주인공은 정규리그 3위인 디플러스 기아(DK)와 6위인 BNK다. 3위를 기록해 PO 1라운드 상대 선택권을 가진 디플 기아가 예상대로 6위 팀을 골랐다. 상대 전적 상으로는 손쉬운 ‘여우사냥’이 예상된다. 지난 2019년 이후 LCK 기준 디플 기아가 21승 5패로 크게 앞서 있고 올해 스프링과 서머 정규 리그에서 만난 네 번의 대결에서도 4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양 팀의 경기는 23일 오후 5시부터 진행된다.
하지만 두 팀이 가장 최근에 만난 서머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3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만큼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당시 BNK는 특유의 호전적인 경기 운영으로 1세트를 먼저 따냈다. 이어진 2세트에선 50분까지 가는 혈전 끝에 디플 기아가 승리를 거뒀다. 당시 BNK가 디플 기아의 넥서스를 공격하는 상황에서 디플 기아의 남은 선수들이 이를 역으로 잡아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정규리그와 다른 새로운 패치 버전이 적용되는 점도 변수다. 플레이오프는 14.16 패치로 진행되는데 해당 버전에서 미드 라인에 등장하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에 대한 견제가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메타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코르키와 루시안이 하향을 받았고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주로 사용하는 초반 아이템인 도란의 검이 너프 됐다. 또한 아지르, 오리아나, 사일러스 등이 상향을 받으면서 다시 미드 메이지(마법사 챔피언)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드 라인 구도에 대한 양 팀의 해석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챔피언 폭이 넓은 디플 기아의 미드 라이너 ‘쇼메이커’ 허수에게 좀 더 유리한 환경이다. 허수는 이번 서머 시즌 총 13개의 챔피언을 선보인 반면 BNK 미드 라이너 ‘클로저’ 이주현은 9개의 챔피언을 사용하는 데 그쳤다. 또한 신드라의 버프도 허수에게 웃어준다. 신드라는 14.16 패치에서 궁극기의 피해량이 상향됐다. 허수는 대회에서 신드라를 총 58번 사용해 67%라는 높은 승률을 보유 중이다. 반면 이주현은 총 10번 사용해 5번 승리를 기록했다.
패자 부활의 기회가 주어지는 2라운드와 달리 1라운드는 패배하면 바로 PO에서 탈락이기 때문에 양 팀 모두 치열한 혈투를 벌일 전망이다. 특히 상대적 열세로 평가받는 BNK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어떤 묘수를 준비해 왔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BNK는 과거 전신인 리브 샌드박스 시절 2022 LCK 서머 시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PO 2라운드에 진출한 바 있다. 당시 '모래폭풍'이라고 불릴 정도의 기세를 자랑했다. BNK가 이 같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T1과 KT 롤스터의 PO 1라운드 대결은 내일(24일) 오후 3시에 시작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