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미안"…'위자료 20억' 최태원 동거인, 항소 포기

입력 2024-08-22 17:05
수정 2024-08-22 17:10

최태원 SK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김 이사장 측은 22일 1심 선고 후 입장문을 내고 "노소영 관장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법원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소하지 않겠다"면서 "오랜 세월 어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프셨을 자녀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이광우)는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이 공동으로 2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이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공개적 행보 등이 노 관장과 최 회장의 근본적인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혼인을 파탄 나게 한 점이 인정된다"고 봤다.

위자료 20억원은 지난 5월 노 관장과 최 회장의 이혼 소송 2심을 맡은 서울고법 가사2부가 최 회장에게 내린 위자료 액수와 동일한 금액이다.

노 관장은 최 회장과의 이혼 소송 2심이 진행되던 지난해 3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김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대 위자료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유부녀였던 김 이사장이 최 회장에게 접근한 뒤 부정행위를 지속해 혼외자까지 출산했고 최 회장은 혼외자의 존재를 알린 2015년 이후에만 김 이사장에게 1000억원을 넘게 썼다는 것이 노 관장 측의 주장이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고 노 관장은 그로부터 2년 뒤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665억원, 위자료 1억원 등 총 666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양측 모두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이와 함께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 이사장과 부정행위를 계속해 온 최 회장을 질타하며 SK 가치 증가에 기여했다는 노 관장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최 회장 측은 2심 재판부가 판결문을 경정한 것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고 서경환 대법관 주심으로 상고심이 심리가 본격화 할 전망이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