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국이야?"…'이 나라' 여행 갔다가 화들짝 놀란 이유

입력 2024-08-22 22:00
수정 2024-08-23 00:01

"어디를 가나 한국어가 들리네요. 비행기만 타고 왔을 뿐, 한국 여행 중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올해 상반기 해외여행이 크게 늘어 1400만명이 해외로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동남아 등 근거리 여행지에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지역에선 한국인 관광객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을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해외로 떠난 한국인 여행객의 절반 수준이어서 한국 방문(인바운드 관광)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1402만명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770만명)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상반기의 93.4% 수준까지 회복했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도 91.3% 수준으로 늘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해외여행지는 동남아, 일본, 중국 등 근거리 지역이 80%가량을 차지한다. 가장 많이 방문한 목적지는 일본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444만여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전체 출국자 수의 31.7%에 달했다. 상반기 출국자 세 명 중 한 명꼴로 일본을 찾은 셈이다.

특히 일본 내 통계에선 한국인 관광객이 외국인 관광객 네 명 중 한 명꼴로 집계됐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인 관광객 수는 444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25%를 차지했다.

베트남도 인기다. 한국인 방문객 수는 228만여명으로 일본과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전체 출국자의 48%에 달한다. 베트남 내에선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지역으로 다낭이 꼽힌다. 저렴한 물가와 아름다운 풍경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관광지다. 상반기에만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1%가 넘는 82만명이 다녀갔다. 여행객 사이에선 '경기도 다낭시'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인 여행객 사이에서 태교여행이나 어린 자녀와 함께하는 여행지로 인기인 괌은 외국인 관광객 두 명 중 한 명꼴이 한국인으로 집계됐다. 괌 정부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57만5079명 중 30만8208명이 한국인 관광객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54%로 압도적 1위다.

업계에선 이들 지역이 꾸준한 인기를 끄는 이유로 근거리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여행지라는 점을 꼽았다. 특히 예능프로그램에서 나온 지역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노출이 많아지면서 해당 여행지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해외여행 수요가 높은 나라에 속한다"며 "SNS를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 현지 포토존, 맛집 등 유명한 곳은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린다"고 말했다.


반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70만명으로 해외로 나간 한국인 관광객(1402만명)의 절반가량에 그쳤다. 자연히 여행수지 적자 규모도 커졌다.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는 64억8000만 달러로 상반기 기준으로 2018년(-78억3000만 달러)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업계는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 국내 여행)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도 방문할 수 있게 다양한 지역 콘텐츠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방문과 재방문을 늘리려면 서울에만 집중되는 관광 수요를 다른 지역으로 확장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국 곳곳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여행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