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로운 홈 가전 라이프의 중심이 될 '인공지능(AI) 스크린' 기술을 공개했다. 2024년형 삼성 TV를 구매하는 고객에겐 새로운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7년간 업데이트를 제공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22일 오전 자사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R4)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AI 스크린 기술을 소개하고 주요 기능을 시연했다.
삼성 AI TV는 집안의 스마트 기기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AI TV엔 스마트싱스 허브가 내장돼 있어 별도의 허브 기기가 없더라도 AI 가전, 조명, 커튼 등을 연결할 수 있다.
TV 화면으로 집안 곳곳에 있는 스마트 기기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다. 스마트싱스의 '3D 맵 뷰'를 통해 기기를 켜거나 끌 수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 사용량도 확인 가능하다. TV를 통해 세탁기나 건조기 작동 완료 알림도 받아볼 수 있다. 드라마·영화를 시청하다 세탁기 안에 세탁물을 장시간 방치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일상 정보를 알려주는 '데일리 보드' 기능을 이용하면 AI TV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TV가 꺼져 있더라도 '하이 빅스비'를 부르면 집안 사물인터넷(IoT) 기기 상태, 에너지 사용량, 날씨, 메모 위젯이 표시된다.
AI 기술로 시청영상 장르별로 맞춤 화질을 제공하기도 한다. 영화, 스포츠, 예능 등 영상 장르를 인식해 그에 맞는 적합한 화질로 시청할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이 이뤄진다.
AI 음성 기술을 탑재해 사용자 지시를 수행하는 기능도 갖췄다. 실제로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 찾아줘"라고 말하면 영화 '극한직업' 등 관련 콘텐츠 목록을 제시한다. 한 번에 두 가지 명령을 지시해도 이를 모두 이해하고 수행한다. 게임 장르에 맞는 화질을 제공하는 'AI 오토 게임 모드'도 제공한다.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접근성도 확보했다. 저시력자의 경우 AI 기술로 화면 윤곽선과 색상을 뚜렷하게 처리해주는 '릴루미노 모드'를 활용하면 된다. 영상 내 텍스트를 AI로 검출해 음성으로 변환하는 '들리는 자막' 기능도 제공한다. 청각장애인은 수어 통역사 화면 크기를 확대해 시청할 수 있다.
이날 브리핑에선 생성형 배경화면(Generative Wallpaper) 기술도 최초로 공개됐다. 사용자가 당시 감정 등의 조건을 선택하면 AI가 맞춤형 이미지를 추천한다. 신혼부부가 집들이를 한다면 당시 분위기에 맞는 이미지를 TV 배경화면으로 설정하는 식이다.
화질이 낮은 영상을 선명하게 시청하도록 돕는 AI 업스케일링 기술도 소개됐다. 과거 인기 드라마나 영화, 유튜브 영상 등을 보더라도 AI 업스케일링을 통해 선명한 화질로 즐길 수 있다.
이 기능은 고성능 AI 프로세서를 활용해 온디바이스에서 구동된다. 이 때문에 네트워크 연결 없이 깨끗한 화질을 제공할 수 있다.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다 네트워크가 불안정해 화질이 떨어지더라도 AI 업스케일링을 적용하면 고화질 영상이 계속 유지된다.
AI 사운드 기능도 시청경험을 향상하는 기술 중 하나다. '무빙 사운드 프로', '액티브 보이스 프로' 등이 음질을 향상하는 대표 기술로 꼽힌다.
무빙 사운드 프로는 영상 움직임에 맞춰 소리를 들려준다. 액티브 보이스 프로는 영상의 배경 음향과 화자의 음성을 분리해 대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도록 음량 등을 알아서 조절한다.
삼성전자는 2024년형 AI TV를 구매한 고객에게 앞으로 7년간 새로운 AI 기능이 탑재된 타이젠 OS 업그레이드를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2023년형 일부 제품도 해당된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궁극적으로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여러 기기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다양한 스크린들이 고객의 취향과 맥락을 파악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개인의 사생활과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퍼스널 AI'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