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화상 회의 플랫폼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과 연간 매출 전망을 발표하며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3% 가량 올랐다. 인공지능(AI) 기반 협업 도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AI로 매출 뛴 화상 회의 플랫폼 '줌'21일(현지시간) 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14% 올랐다. 줌은 이날 2025 회계연도 2분기(2024년 5월~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11억6000만달러(약 1조5510억원)라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조사한 시장 예상치(11억5000만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도 1.39달러로 시장 전망치(1.21달러)를 웃돌았다.
2025 회계연도의 매출은 46억3000만달러에서 46억4000만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전 전망(46억1000만달러~46억2000만달러)과 시장 예상치(46억2000만달러)를 나란히 웃도는 수치다.
이번 실적 호조는 줌이 기업 고객을 겨냥해 화상 회의 프로그램에 생성형 AI를 통합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장한 전략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날 줌은 지난 12개월 동안 한 계정 당 매출에 10만달러(약 1억3370만원) 이상을 기여한 대규모 기업 고객 계정이 7.1%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 기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6억8280만달러(약 9130억원)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에 이른다.
줌은 지난 4월 생성형 AI 기반 개방형 협업 플랫폼 '줌 워크플레이스'를 출시하는 등 기업 고객을 상대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이 플랫폼은 지난해 9월 출시했던 생성형 AI 기능인 '줌 AI 컴패니언' 기능을 활용해 회의 참가자들이 일정 정리, 회의 내용 요약, 회의 녹화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줌은 지난달 미국 대선 출마를 앞두고 유세에 나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시간 만에 150만달러를 모금하는 데에도 활용되며 최근 몇 주 동안 대규모 정치 행사에 활용되기도 했다. 줌은 지난 19일에는 최대 100만명의 참석자를 지원할 수 있는 웨비나 기능을 출시했다.
에릭 위안 줌 최고경영자(CEO)는 "소규모 고객을 대상으로도 회사의 사업성이 '회복성'을 보였다"며 "온라인 월평균 이탈률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2분기 기준 월평균 이탈률은 2.9%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및 전년 동기 이탈률(3.2%)보다 줄어든 수치다. 다만 소비자와 중소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매출은 2분기 기준 4억7970만달러(약 6414억원)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줌, CFO 사임…후임자 물색 착수이번 실적 발표로 시장은 줌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의 '반짝 수혜'에 그치지 않고 AI 기반 혁신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레미 골드만 이마케터 수석 이사는 "줌은 사업 기반을 강화하며 장기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은 "줌의 과제는 회사의 성공이 '팬데믹의 기적'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혁신하고 제품을 확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줌은 2019년 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이끌었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임 의사를 밝히며 경영 전략을 재정비 할 전망이다. 이날 줌은 2017년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케리 스테켈버그가 오는 10월부로 사임할 예정이라고도 발표했다. 줌은 스테켈버그의 사임은 회사와의 의견 불일치로 인한 것이 아니며 후임자 물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