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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대선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 자금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련 종목으로 쏠리고 있다.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탓에 투자심리가 요동치고 있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한발 앞서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른바 ‘해리스 트레이드’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시 들썩이는 건설주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주택 공급 확대 공약 발표 이후 이틀간(16, 19일) 미국의 대표적 주택건설회사 DR호튼, 톨브러더스, 펄티그룹 주가는 각각 3.5%, 3.6%, 2.1% 상승해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1.1%)을 웃돌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지난달에도 건설주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해리스 돌풍도 건설주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톨브러더스 주가는 32.49%, DR호튼과 펄티그룹 주가는 각각 19.84%, 22.84% 뛰어 모두 같은 기간 S&P500 상승률(18.01%)을 넘어섰다.
S&P1500 주택건설지수는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 발표 이후 이틀간 2.6% 상승했고, 다우존스 미국 주택건축지수를 추적하며 건설회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즈 미국 주택건설 ETF’(ITB)도 같은 기간 1.8% 올랐다. 올 들어 S&P1500 주택건설지수와 아이셰어즈 미국 주택건설 ETF는 각각 19.21%, 14.75% 상승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6일 경합주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주택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통령 4년 임기 동안 300만 가구에 달하는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주택을 건설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분양하는 업체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위한 1만달러의 세금 공제 혜택과 최대 2만5000달러의 계약금 지원 방안, 400억달러의 기금 조성 방안도 내놨다.
분석가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건설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시행된 두 차례 여론조사에서 모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3%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식품·제약주는 ‘불안’이에 반해 식품주과 제약주는 불안한 모습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식품업체와 제약업체에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6일 주택 건설 활성화 공약과 함께 해리스 부통령은 식품업체들이 가격 인상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을 제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식료품 바가지 가격’을 연방 차원에서 금지할 것”이라며 “이를 어기는 업체들을 수사해 처벌할 권한을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주 법무장관에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리스 부통령이 식품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처방약 본인 부담금 감면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해당 정책이 실현되면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나 제약기업 등의 실적과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분석가들은 해리스 트레이드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주가 급등락을 거듭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직 지지율 측면에서 누구 한 명이 완벽한 우위를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지지율 변화에 따라 시장 상황은 또 다르게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