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유한양행 렉라자의 뒤를 잇는 ‘매출 1조원’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이 연이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2020년 5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미국에 출시하고 직접 판매를 시작했다. 올 들어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의 올 상반기 매출은 239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77%(1041억원) 확대됐다. 지난 2분기 매출은 127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매출 764억원 대비 67%(515억원) 늘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5년 뒤인 2029년에는 세노바메이트 매출 약 1조원 달성이 목표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인플릭시맙(제품명 짐펜트라)도 블록버스터 후보다. 짐펜트라는 기존 셀트리온의 정맥주사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램시마를 자가 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최근 셀트리온은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에 모두 등재됐다. 미국 시장의 75%에 달하는 판로를 확보했다. 상당한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짐펜트라의 향후 매출 목표치는 4조5000억원이다.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국산 신약이 선방하고 있다. 30호 국산 신약인 HK이노엔의 케이캡은 2018년 허가받은 이후 45개국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 34호 신약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도 2021년 허가받은 뒤 24개국에 진출했다.
33호 신약인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롤론티스)은 2022년 4분기 미국 출시 이후 미국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는 롤베돈의 적응증을 넓혀 시장 점유율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미국을 시작으로 중화권, 중동, 동남아시아 시장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해 다양한 해외 기업과 협상하고 있다. 15호 신약인 보령의 고혈압약 카나브는 매출 2000억원에 도전한다. 카나브는 지난해 1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