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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위라이드(WeRide)의 미국 증시 입성이 연기됐다.
미국 CNBC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에 필요한 서류 작성이 예상보다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위라이드가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문서 갱신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며 "필요한 문서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해외 IPO 승인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상장이 지연된 것이다. 향후 상장 추진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CNBC는 전했다.
최근 위라이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투자 설명서를 제출했다.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이달 내 나스닥에 상장될 예정이었다. 공모가 희망 밴드는 15.5~18.5달러로, 645만2000개의 미국 주식예탁증권(ADS)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50억2000만달러(약 6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5월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중국 기업 IPO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었다.
2017년 설립된 위라이드는 케이맨 제도에 법인이 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율주행 차량 판매 및 자율주행 운행기술 지원 등이 핵심 사업이다. 2019년 현지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로보버스, 자율주행 화물 트럭인 '로보밴'과 자율주행 청소차량인 '로보스위퍼' 등을 선보였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7개국 30개 도시에서 자율주행차 시범운행과 상업운전을 진행 중이다.
위라이드는 독일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Bosch)와 협력해 레벨2~3 단계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솔루션을 공급하는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보쉬를 포함해 엔비디아, 르노·닛산·미쓰비시자동차 얼라이언스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세계 최초의 레벨 4 자율주행 무인 청소차 '로보스위퍼 S1'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외관은 승합차 형태로 내부엔 물탱크(400L)와 쓰레기통(240L)이 장착돼 있다. 1회 충전으로 12만㎡에 이르는 면적을 청소할 수 있다. 출시 첫날 1000만달러(약 133억원)에 가까운 주문 금액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2024 파리 올림픽 기간 테니스 경기가 열린 롤랑가로스 스타디움 주차장에서 경기장까지 오가는 자율주행 버스를 선보였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약 12분에 이르는 거리를 무인으로 주행하는 식이다. 지난 5월 마카오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해당 로보버스가 있는 부스를 둘러볼 정도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위라이드는 지난해 4억2000만위안(약 78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억5000만위안(약 280억원)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연구개발(R&D) 비용 투입으로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R&D 비용은 10억5840만위안(약 1975억원)이며, 올 상반기에도 5억1720만 위안(약 965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했다. 지난 6월말 기준 직원수는 총 2227명으로 이 중 약 91% 이상이 인공지능(AI) 연구진 및 자율주행 개발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위라이드는 오는 10월 자사 로보택시의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자율주행 사업이 상용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올해와 내년 로보택시 상업화를 통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