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대응하느라…제4인뱅·저축銀 M&A 뒷전으로 밀려났다

입력 2024-08-19 17:53
수정 2024-08-20 02:15
폭증하는 가계 빚 관리가 당면 과제로 떠오르면서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금융권 경쟁 촉진 방안들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4 인터넷은행, 수도권 저축은행 인수합병(M&A) 허용 등은 아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제4 인터넷은행 인가와 관련해 “신중하게 심사한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총 다섯 곳의 컨소시엄이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계획을 내놨으며, 시중은행들도 각 컨소시엄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제4 인터넷은행은 정부가 지난해 7월 제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방안’의 주요 과제다. 신규 은행 진입을 적극 허용해 금융소비자가 경쟁의 효과를 체감하도록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목표다.

금융위가 신규 인터넷은행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인터넷은행들이 정책적 목표인 중·저신용자 금융 상품 공급보다는 기존 은행처럼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낮은 비용으로 금리 경쟁을 벌여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겼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의 핵심 조건은 소상공인 대상 독자적 신용평가모델을 갖추는 것인데, 정작 기존 인터넷은행들도 여전히 제대로 된 모델을 구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방안에 담긴 저축은행 간 M&A 활성화,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 등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동일 대주주는 비수도권 저축은행을 4개까지만 보유할 수 있으며 수도권 M&A는 막혀 있다.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 여파로 일부 저축은행 부실이 심화하자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의견이 제시됐다.

당국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는 조치는 당분간 자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