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의 주요 빅테크가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전력뿐만 아니라 물 소비량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데이터센터들이 작년 최소 18억5000만 갤런(약 70억L)의 물을 소비했다고 보도했다. 4년 전 11억3000만 갤런에 비해 3분의 2가량 증가한 수치다. 버지니아주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의 데이터센터가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전 세계에서 데이터센터가 가장 많다.
시장조사업체 DGTL인프라에 따르면 작년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은 750억 갤런(2840억L)에 달했다. 영국 런던이 4개월간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 수준이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장비 냉각뿐만 아니라 전력 발전 과정에서도 대량의 물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의 과도한 물 사용은 지역 환경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 통합가뭄정보시스템(NIDIS)에 따르면 북부의 4개 카운티를 포함한 버지니아주 전역이 현재 가뭄 상태에 있거나 비정상적으로 건조한 상태다. 그런데도 버지니아주는 최근 아마존이 래퍼해녹강에서 연간 최대 14억 갤런의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북부 페어팩스 카운티에는 현재 12건의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립 신청서가 계류 중이다.
당국은 물 사용량을 조절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의 일일·월간 및 연간 사용 한도를 설정하고 있지만, 문제는 이런 데이터센터가 물 부족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MS는 작년 전 세계에서 자사가 소비한 물의 42%가 물 부족 지역에서 사용됐다고 밝혔고, 구글 역시 전체 물 사용량의 15%가 물 부족이 심한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